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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광주 공공의료원 재도전, 대구는 ‘기존 강화’ 선택

2025-09-25 16:52

대구시 “대학병원 인프라 충분…지금은 기능 강화 우선”
광주 신설 vs 대구 보류…공공의료 두 도시 다른 선택
통합외래·응급센터 확충 집중…‘있는 의료원’ 강화 전략

대구의료원 전경.

대구의료원 전경.

광주시가 공공의료원 설립을 두고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재도전에 나서며 정치권 지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국회는 지방공공의료원 설립시 예타면제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대구는 제2대구의료원 건립 요구에 대해 한 발짝 물러서 있다. 지역 의료 인프라와 수요를 고려할 때 당장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대구시는 기존 대구의료원 기능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고령화와 공공의료 수요 증가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제2의료원 신설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권역별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고르게 분포해 있고, 도시권 특성상 권역 간 이동도 원활해 접근성이 좋다는 것. 즉, '병원이 없어서 진료를 못 받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은 단순한 예산 논리와도 맞닿아 있다. 수천억원을 들여 병원을 지어도 실제 환자 유입이 분산되지 않으면 '텅 빈 건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다.


대구시가 '의료 인력' 문제도 거론한다. 아무리 현대식 시설을 갖춰도, 의사·간호사 등 핵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공의료의 본래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 실제 전국 각지에서 지방의료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구시 측은 "병원 건물 하나 세운다고 의료 공백이 메워지는 건 아니다"며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 확충'보다 공공의료 인력 양성과 지원 체계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시는 기존 대구의료원(서구 중리동)에 힘을 싣고 있다. 통합외래진료센터 설립과 응급의료센터 확충을 추진한다.현 기관이 지역 내 공공의료 거점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현실적 선택이다.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막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광주처럼 공공의료원이 전무한 곳과 달리, 대구는 이미 하나의 의료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렇다고 대구가 제2의료원 논의를 완전히 접은 건 아니다. 고령 인구 증가, 만성질환 확대 등 장래 의료 수요 변화를 고려해 중장기 검토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대구시 측은 "노인 인구 증가와 같은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따져 제2 의료원의 도입 필요성을 판단하겠다"고 했다.


대구시의 신중론은 공공의료정책을 둘러싼 '양적 확대냐, 질적 강화냐'의 오래된 논쟁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광주는 '없는 걸 새로 짓겠다'는 입장이지만, 대구는 '있는 걸 더 튼튼히 하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지역 여건과 인구 구조 변화에 달렸다.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 인력 확보와 운영 지속성까지 고려하는 종합적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구의 태도는 함의가 크다. 제2의료원 건립 여부는 미래 대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정현 새로운공공병원설립 대구시민행동 공동 대표는 "현재 의료원 기능을 강화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제2 의료원 건립을 지금 시작해도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며 "그래야 기존 의료원 기능도 강화하고, 제2 의료원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 대구시가 (제2 의료원 건립을) 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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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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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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