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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부 전문가 vs 내부 인사 발탁…공공도서관장 임용 어떻게 해야 하나

2025-09-22 18:52
지난해 세계 책의 날을 하루 앞둔 4월22일 대구의 한 시립도서관을 찾은 시민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영남일보 DB>

지난해 세계 책의 날을 하루 앞둔 4월22일 대구의 한 시립도서관을 찾은 시민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영남일보 DB>

대구지역 공공도서관 관장 자리에 내부 인사를 배치하는 경우가 늘면서 임용 방식을 둘러싼 반응이 엇갈린다. 공개모집을 통해 전문성과 연륜을 갖춘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도서관 사정을 잘 알고 풍부한 행정 경험을 지닌 내부 인력을 책임자로 앉히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영남일보가 대구시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대구의 공립도서관은 시립 8곳, 교립 4곳, 구·군립 32곳으로 총 44곳(사립·작은도서관 제외)에 이른다. 구·군별로는 중구·군위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구·군립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각 도서관에 확인한 결과, 동·북·수성구와 달성군은 해당 지자체 문화재단에서 위탁 운영을 하고 있으며 서·남·달서구는 구청 직영체제다.


도서관 운영체계 못지않게 구립도서관 총괄 책임자의 임용 방식과 직책도 제각각이다. 수성구의 구립도서관(범어·용학·고산도서관)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공모를 통해 전문성과 연륜을 갖춘 관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현재는 수성문화재단 소속 사서직 팀장급 직원이 관장직을 맡고 있다. 여기에 구립도서관 전체를 관리하는 도서관본부장 직책이 새로 신설됐다. 본부장직에는 구청 소속 6급 행정직 공무원이 파견돼 있다. 북구의 구립도서관(구수산·대현·태전도서관) 역시 과거 공모를 통해 관장을 임용했지만, 현재는 구청에서 파견된 행정직 공무원이 관장 겸 도서관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각 도서관은 행복북구문화재단 소속 팀장급 직원들이 실무를 담당한다.


동구의 경우 구립도서관 관장은 동구문화재단 소속 사서 인력이 맡고 있고, 구립도서관 전체를 총괄하는 도서관사업부장은 공모 방식을 통해 임용한다. 구청 직영체제인 달서구와 서구는 별도 공모 없이 구청에서 파견된 6급 이상 행정직 공무원이 관장직을 맡아 오고 있다. 남구 경우 관장 직책 없이 구청장이 총책임지는 구조다. 달성군은 2014년 도서관 개관 당시 달성문화재단 대표가 관장을 겸직했고, 2019년부터 지금까지 공모 방식으로 관장을 임용하고 있다.


대구의 구립도서관들이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 내부 인사를 관장직에 임용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서관이 과거와 달리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만큼 전문성과 연륜, 철학을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통해 책임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것. A도서관장은 "도서관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행정만 잘 안다고 운영할 수 없다. 빈곤층, 장애인 등 소수자에게도 열린 공간이어야 하기에 문화·복지적 마인드가 필수"라며 "이런 마인드를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통해 관장을 뽑는 게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방식이 무조건 이상적인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공공도서관 운영에는 복합적인 행정 업무가 수반되기 때문에 내부 인사가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 한 구립도서관 사서 B씨는 "장기적으로는 사서 자격을 갖춘 외부 인력이 관장직을 맡는 게 이상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구립도서관 경우 예산확보, 사업추진 등에 있어서 구청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이럴 땐 내부 공무원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임용 방식을 따지기보다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현장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도서관장을 겸임한 전직 지역 문화재단 대표 C씨는 "도서관 운영 초기에는 행정에 익숙한 공무원이 조직 안정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일정 궤도에 오른 이후에는 도서관 전문가가 책임을 전담할 필요가 있다"며 "내·외부 인사를 따지기보다 도서관을 아는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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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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