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청장, 기자회견 열어 ‘대구시 신청사 설계안’ 문제 지적
대구시, “절차대로 진행…이 구청장 주장, 현실적 수용 어려움”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13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 신청사 설계안' 관련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노진실 기자
대구시 신청사 설계안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시가 발표한 신청사 설계안에 대해 새 청사가 지어질 지역(달서구)의 구청장이 직접 시청을 찾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달서구청장 "신청사 설계안 문제·변경 필요"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13일 대구시 신청사 설계안을 두고 "행정의 편의만 담겼을 뿐 시민의 꿈이 빠졌다"며 설계안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 동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청사는 단순한 관공서가 아니라 대구의 자존심이자 시민 정신을 담는 역사적 건축물이 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추진되면 대구의 미래를 허술하게 만드는 역사적 과오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개된 설계안은 시민 열망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24층 규모의 건물은 인근 28층 아파트와 금봉산(139m) 지형을 고려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초라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28년 전 건립된 부산시청과 다를 바 없는 전형적인 관공서가 또 하나 생기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경북 통합 구상과 향후 교육청·경찰청 등 행정기관 입주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공간을 훨씬 유연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추진 방향을 멈추고 시민의 뜻을 다시 담아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대구시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된 'FORETscape'. 대구시 제공
◆대구시 "공공청사 특성·행정절차 감안해야"
대구시는 달서구청장 주장에 대해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구시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이 구청장 주장이 너무 추상적인데다, 공공청사 건립의 특성과 행정 절차상 반영이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게 시청 일각의 시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공청사는 설계 업무 과정이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고, 설계안 선정도 굉장히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며 "이달 중 기본설계에 착수해, 내년 9월까지 설계를 완료해야 한다. 또 내년 10월까지 중앙투자심사 2단계를 통과해야 하는 등 정해진 일정이 있다.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구시 신청사 건립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구시 측은 "신청사 건물 높이를 28층 정도로 높여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이달 중 열리는 신청사 건립 자문위에서 논의가 될 여지가 있다"며 "건축상 층수를 더 높이는 게 가능한지 여부 등에 대해선 다시 따져봐야 할 문제다. 그러나 설계안 상의 신청사 건물 높이(지상 24층)보다 두배 이상 건물을 올리자는 주장은 공간 구조와 예산 측면에서 실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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