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찹쌀떡 대신 초콜릿·상품권 인기…수능 특수도 예전 같지 않아
일부 학부모 “수능 끝나면 소비 시작…수능 선물은 굳이 안 줘”
2026학년도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대구 중구의 한 문구점에 수능 선물 코너가 마련돼 있다. 서민지기자
합격 엿과 찹쌀떡으로 대표되던 수능 선물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원하는 대학에 붙으라는 의미로 시작된 전통적인 선물이지만, 최근 인기가 주춤한 사이 '실용형 선물'이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대구 중구의 한 문구점. 수험생에게 줄 선물로 무엇을 가장 많이 사가느냐고 묻자, 직원은 "전통적인 엿과 찹쌀떡을 찾는 고객도 아직 계시긴 하지만, 요즘은 예쁘게 포장되고 한 입에 먹기 편리한 초콜릿을 대부분 찾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 문구점 직원은 "수능 선물이 거의 다 팔리고, 합격 엿 두 세트만 남았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수능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문구점 진열대에 '합격 기원' 문구와 함께 물품들이 대대적으로 전시됐지만, 올해는 그런 풍경이 거의 사라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별도의 수능 코너를 아예 마련하지 않고, 일반 상품들 사이사이에 응원 물품들을 소박하게 진열해뒀다.
조카에게 오늘 밤 전달할 수능 선물을 사러 왔다는 양모(여·45)씨는 "예전처럼 '수능 대목'이라는 분위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팬시숍에서는 여전히 '행운'을 상징하는 제품들이 눈에 띈다. 네잎클로버 모양의 키링, 합격 부적 디자인의 노트, '합격증서'가 그려진 초콜릿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가볍게 주는 응원 선물' 성격이 강해졌다.
온라인몰에서 추천하는 '수능선물' 목록 <카카오톡 선물하기 캡처>
온라인몰에선 상품권, 커피·디저트 교환권, 뷰티·패션브랜드 모바일 기프트카드가 인기 품목으로 부상했다. 간편하게 보내기 좋고, 수능 직후에 바로 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선택 이유로 보인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수능 선물을 아예 생략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수능이 끝난 뒤 '보상 소비'로 이미 큰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수능 끝나면 라식, 해외여행, 퍼스널 컬러 진단, 운전면허, 운동, 쇼핑 등 1천만원 넘게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도 "어차피 수능 끝나고 한창 놀러다닐 거라 돈 왕창 들어갈 예정"이라며 "굳이 선물을 줄 필요 없다"고 했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