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0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쿠팡 탈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소비지단체들이 21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소비자행동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지난해 11월 20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탈팡(쿠팡 탈퇴)' 현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컬리, SSG닷컴 등 경쟁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를 선택하는 소비 움직임이 일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전문 쇼핑몰인 컬리의 지난해 12월 주문 건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인덱스가 추정한 12월 컬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449만명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 달과 비교해도 11% 늘어난 수치다.
이 여파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컬리멤버스'의 12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94% 증가했다. 쿠팡 사태 이후 컬리의 신규 고객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신선식품 새벽배송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업체인 SSG닷컴(쓱닷컴)도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SSG닷컴의 일평균 신규 방문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 급증했다. 쓱배송 첫 주문 회원 수도 53%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같은 기간 쓱배송 주문 건수는 지난해 12월 동기 대비 15% 늘어났다. 신규 유입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쿠팡의 이탈 고객을 흡수하면서 급격히 성장할 기회가 왔다고 분석했다. 그간 압도적 위치에 있던 쿠팡이 정보 유출 사태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로켓배송(새벽배송)'을 대체할 컬리의 샛별배송, SSG닷컴의 바로퀵 등의 서비스가 주목받는 것이다.
최근 쿠팡을 탈퇴하고 컬리를 이용하게 됐다는 직장인 박모(여·34·대구 수성구)씨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이후 진심어린 사과가 없었는 데다 쿠폰 제공 등 미흡한 대응을 보면서 쿠팡을 탈퇴했다"며 "최근에는 컬리, 네이버멤버십플러스 등을 사용하는데 충분한 대체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두달 가량 지났지만 지역 소비자들의 분노는 여전했다. 대구소비자단체협의회와 대구참여연대는 21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소비자행동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과 정부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원인 규명과 함께 실질적인 배상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대한민국 소비자의 일상과 안전을 뒤흔든 초유의 참사이자 기업의 구조적 관리 실패가 빚어낸 부끄러운 결과다"며 "소비자 주권 실현을 위해 끝까지 감시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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