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을 향해 전격적으로 합당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어제 정치권이 크게 술렁였다. 4개월여 앞둔 지방선거의 중대 변수가 될만한 사안이기에 그렇다. 정 대표가 "합쳐서 지방선거 같이 치르자"라고 한 건 합당의 의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조국혁신당은 흔쾌한 건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공교롭게 어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장 대표의 일성은 비장했다. "더 큰 싸움을 위해 단식을 중단한다"고 했다. 이 '싸움'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합당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원의 뜻을 묻지 않은 일방적 합당추진이란 거다. 최고위원들도 기자회견 20분 전에 알았다니 '깜짝쇼'라 비판받아도 할 말 없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회신보다 당 내부의 답을 먼저 듣는 게 순서다. 청와대 반응도 중립적이다. 당과 특별히 논의된 게 없다고 공식 논평했다. 여권 권력서열 1위인 대통령과 사전교감이 없었다면 그 배경이 미심쩍다. 조국 대표로서도 혼자 결정 못하고 공당으로서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조국혁신당이 평소 주장해온 '호남에서 민주당과의 경쟁' 기조가 훼손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대세는 합당으로 잡힐 가능성이 크다. 선거 때 지지기반이 겹치는 동시에 양당의 차별성이 별로 없다. 우선 '이재명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이란 목표가 같다. 각종 법안 처리에서도 '따로 또 같이' 행보를 보여왔다. 윤석열 정부를 반대했고 비상계엄을 함께 극복해온 동질감도 있다. 양 당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이 크게 다르지 않다. '원팀'의 명분이 충분한 셈이다.
주목할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지금도 거대한 집권여당이 더 덩치를 키워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국민은 기다리고 있다. 지방선거를 권력 연장의 도구로만 취급하는 듯해 유감이다. 둘째는 민주당은 정책과 인재 등용, 당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든 통합과 확장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축소와 분열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확장과 통합 vs 분열과 축소 지향 간 싸움의 결과는 뻔하다. 단식을 끝낸 장동혁 대표의 결단을 기대하는 이유다. 결단의 방향은 세 가지다. 한동훈·유승민·안철수·이준석 등 범보수 진영의 통합, 극우 및 윤(尹)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다. 그래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좀 더 길고 큰 싸움'에 겨우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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