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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픽] 겨울이 ‘바위의 윤곽’을 꺼내는 곳…청송 주왕산 주왕계곡 산책

2026-01-29 16:11

대전사 병풍 같은 기암, 얼어붙은 폭포의 빙폭…백석탄·주산지·달기약수까지 하루 코스

청송군 주왕산 협곡 겨울 풍경 <청송군 제공>

청송군 주왕산 협곡 겨울 풍경 <청송군 제공>

청송군 주왕산 주산지 겨울 풍경 <청송군 제공>

청송군 주왕산 주산지 겨울 풍경 <청송군 제공>

청송군 주왕산 주산지 항공 촬영 <청송군 제공>

청송군 주왕산 주산지 항공 촬영 <청송군 제공>

청송 백석탄 계곡 겨울 풍경 <청송군 제공>

청송 백석탄 계곡 겨울 풍경 <청송군 제공>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발을 들이는 순간, 겨울은 풍경을 덜어내는 대신 '선'을 남긴다. 잎을 털어낸 숲 사이로 붉은 기암절벽이 드러나고, 눈이 쌓인 산세는 바위 봉우리의 윤곽을 한 번 더 또렷하게 찍어 준다. 초입에서 시선을 붙드는 기암은 마치 붓끝으로 세운 획처럼 서 있다. 주왕산이 '암산'의 맛을 가진 산이라는 사실을, 입장과 동시에 증명해 보이는 장면이다.


대전사는 그 기암을 병풍 삼아 앉아 있다. 겨울 산사는 소리보다 여백이 먼저다. 하얗게 내려앉은 지붕과 앙상한 가지 사이로 바위가 가까이 다가오면, 사람의 말도 자연스레 낮아진다. 절집을 지나 계곡길로 들어서면 주왕계곡 산책의 장점이 분명해진다. 큰 오르내림 없이 이어지는 길 덕분에 '등산'보다 '걷기'에 가깝다. 가족 단위나 가벼운 나들이도 무리 없이 계곡의 핵심 구간까지 닿는다. 주말엔 오전 일찍 들어가면 한적한 계곡을 먼저 만날 수 있다.


협곡이 점점 좁아지는 곳부터 겨울의 진짜 무대가 열린다. 바위 벽이 바람을 모으고, 얼음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낮게 울린다. 학소대 부근을 지나면 용추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파가 깊은 날엔 낙수가 얼어붙어 거대한 얼음기둥처럼 굳기도 한다. '용이 승천했다'는 이름처럼, 물이 멈춘 자리에서 오히려 움직임이 느껴진다.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들어가 용연폭포와 절구폭포까지 이어 가보자. 폭포의 크기와 바위의 스케일이 한 단계씩 커지며, 같은 계곡 안에서도 풍경이 '확대'되는 느낌을 준다.


주왕산만 보고 돌아서기 아쉬운 주말이라면, 청송의 겨울을 한 장 더 넘겨보는 것도 좋다. 차로 이동해 신성계곡 쪽 백석탄계곡을 찾으면 하얀 돌이 반짝이는 여울과 물돌이가 오래 파낸 포트홀을 만난다. 겨울엔 색이 단순해져 바위의 결이 더 선명하다. 얼음의 '스케일'을 보고 싶다면 얼음골도 후보에 올릴 만하다. 겨울철 인공 빙벽이 조성돼 가까이서도 거대한 얼음의 층을 볼 수 있고, 때로는 아이스클라이밍 장면이 여행의 속도를 바꿔준다.


해 질 무렵엔 주산지가 어울린다. 물 위로 선 나무 실루엣과 고요한 수면이 만들어내는 정지화면 같은 풍경은, 하루의 속도를 확실히 늦춰 준다. 해가 낮아질수록 수면의 명암이 부드러워져, '멈춰 있는 시간'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마무리는 따뜻해야 한다. 달기약수 일대에서 약수로 끓여낸 닭백숙 한 그릇이면, 차가운 계곡길이 남긴 바람을 속부터 지워준다. 주왕산의 겨울은 '멀리'보다 '깊이'에 가깝다. 많이 걷지 않아도 충분히 보고, 소란스럽지 않아 더 오래 남는다. 눈이 내린 뒤 맑게 갠 날, 기암의 붉은 빛은 한층 살아난다.


오전에 대전사와 용추폭포가 있는 주왕계곡을, 오후에는 백석탄 계곡 또는 얼음골을 방문한 뒤 해질녘에 주산지를 방문하고 저녁으로 달기약수 백숙을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겨울 계곡길은 그늘진 데크와 암반이 얼 수 있어 아이젠·미끄럼 방지 장비를 챙기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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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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