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농번기 인력난,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대안이 되다
인권 보호·우수 고용주 인센티브로 지속 가능한 농촌 인력 구조 설계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과 현장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우상익 봉화군농업기술센터 농촌활력과 농촌인력팀 주무관이 사무실에서 근로자 교육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황준오 기자
농번기가 다가올수록 농촌은 가장 먼저 '사람'을 걱정한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겹친 농촌에서 일손 문제는 더 이상 계절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다.
봉화군 농업기술센터 농촌활력과 농촌인력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업무를 맡고 있는 우상익 주무관은 이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올해 봉화군이 1천250명 규모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유치한 배경에는 농촌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깔려 있다.
우 주무관은 "시설원예·과수·채소 수확처럼 작업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국내 인력만으로는 제때 작업을 마무리하기 어렵다"며 "농번기마다 반복되는 인력난이 농업 지속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봉화군은 해외 지방정부와의 MOU를 통한 1천150명,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 100명 등 총 1천250명의 계절근로자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그는 "이 규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농가가 제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라고 말했다.
봉화군은 MOU 방식과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 방식을 병행해 인력 수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우 주무관은 "MOU 방식은 대규모 인력 확보에 강점이 있고, 가족 초청 방식은 언어·문화 적응이 빨라 근무 안정성이 높다"며 "두 제도의 장점을 결합해 균형 잡힌 인력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인권 보호와 무단이탈 방지도 정책의 핵심이다. 봉화군은 입국 전 숙소를 직접 점검해 기본 생활 여건과 안전시설을 확인하고, 임금은 근로자 명의 통장으로 지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언어소통 도우미 운영, 고용주·근로자 합동 교육, 상해보험과 임금체불 보증보험 가입도 강화했다. 우 주무관은 "근로자가 존중받는 환경이 마련돼야 제도도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수 고용주' 인센티브 제도 역시 봉화군의 특징이다. 숙소 환경과 근로기준 준수 여부 등을 종합 평가해 배정 인원을 차등 적용한다. 그는 "많이 신청한 농가보다 잘 운영하는 농가가 더 많은 근로자를 배정받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고용 문화 개선과 이탈 감소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정책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 때문이다. 우 주무관은 "처음 봉화를 찾은 근로자들이 다음 해 다시 돌아와 '여기가 두 번째 고향 같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일손 걱정 없이 농사를 지었다는 농가 어르신들의 한마디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했다.
우 주무관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책을 '연결의 행정'으로 규정한다. 그는 "이 제도는 단순히 외국인 인력을 데려오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농촌을 지탱하는 정책"이라며 "봉화군 농업의 한 축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다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력이 곧 농업의 경쟁력인 시대, 봉화군 농촌의 일손 문제를 사람 중심으로 풀어가려는 우상익 주무관의 현장 행정은 오늘도 조용히 농촌을 떠받치고 있다.
황준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