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305025099545

영남일보TV

  • [단독인터뷰] 한동훈 “윤석열 노선과 절연해야… 보수 재건 정면승부”
  • [르포] ‘보수 바로미터’ 서문시장 들끓었다…한동훈 등장에 대규모 인파

“꼼꼼함으로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첫 여성 장례지도사 박정옥씨

2026-03-05 19:19
대구가톨릭대병원 장례식장 1호 여성 장례지도사 박정옥씨.

대구가톨릭대병원 장례식장 '1호 여성 장례지도사' 박정옥씨.

나의 죽음이든, 타인의 죽음이든, 죽음은 언제나 무섭고 두렵다. 그 두려움을 마주하며 고인의 평온한 안식을 돕는 사람이 있다. 누구에게나 낯선 죽음 앞에서 고인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유족을 안내하는 '장례지도사'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는 박정옥(62)씨는 이곳의 '1호 여성 장례지도사'이자 파트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 장례지도사'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의 삶을 돌보는 일을 하고 이어가고 싶었다"는 박씨는, 과거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인생 '시작'을 돌봤다. 그러던 중 생의 '마지막' 역시 정성을 다해 돌봐야 하는 고귀한 일이라 생각하고, 제2의 직업으로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장례지도사는 장례 절차와 관련된 모든 일을 유족과 상담하고 진행한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한국에서 장례를 주도하는 존재는 남성이란 인식 탓에, 여성 장례지도사가 활발히 활동하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2012년, 그가 일을 막 시작한 당시만 해도 여성 장례지도사는 생소한 존재였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박씨는 숱한 편견과 싸워야 했다. "여자가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말을 늘 들었어요. 유족들과 상담을 진행하면 못미더워하시고, 남성 장례지도사를 보조하는 역할로 오해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관을 운구하는 등 힘쓰는 일은 여자라서 빠지는 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았죠." 주변에서도 여자가 그런 험한 일을 할 필요 있느냐는 만류가 이어졌다.


그런 편견에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무거운 관을 드는 일부터 궂은일 하나까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자신의 꼼꼼한 성격을 강점으로 살려 작은 부분까지 챙겼다. 염습 과정(시신을 닦고 수의를 입히는 장례 절차)에서 고인의 옷깃 하나까지 반듯하게 여미고, 장례를 지내는 내내 유족들의 감정을 세심하게 살폈다. 최근 장례문화에선 고인을 아름답게 보내드리고자 하는 요구에 장례 메이크업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메이크업에 익숙하다보니 이 또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시선은 달라졌다. 처음에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낸 유족들은 장례가 끝난 후 "꼼꼼하게 잘 챙겨준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놓였다"고 입을 모았다. 고인의 첫 기일에 맞춰 간식을 사 들고 찾아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유족도 있었다. 이런 반응들로 박씨는 병원의 친절직원으로도 선정됐다.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렵지 않은 일인 듯해요. 요즘은 오히려 특유의 꼼꼼함을 알고 먼저 여성 장례지도사를 찾는 분들도 계세요."


박씨는 건강이 되는 한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래 일하고 싶어서 남성 장례지도사 못지않게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루에 입관을 3~4번 할 때도 있지만, 하고 나면 유족들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에 피로는 날아가고 마음이 따뜻해져요. 잘 선택했습니다."


글·사진=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