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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人사이드] 경북대 김현덕 교수가 그리는 대구형 AI 대전환

2026-04-14 16:44

대구 주도형 AI 대전환 프로젝트 총괄책임자
차부품 분야 AI 모델 개발 후 중소기업 적용
제조 AI 전환 집중…제조업 중심 특화 승부처
“제조 AI 판교 오피스 아닌 성서산단서 완성”
“도시 경쟁력 높이려면 관·학 접점 넓혀야”

대구 AI 전략을 총괄하는 김현덕 경북대학교 IT대학 전자공학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 AI 전략을 총괄하는 김현덕 경북대학교 IT대학 전자공학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엄혹한 시절 경북대에서 노동자 인권 향상을 부르짖던 청년은 30여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캠퍼스에 남아 지역사회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만성 허리디스크로 의자에 앉을 수도 없는 몸 상태지만, 학창 시절 더 크게 목소리를 내지 못한 미안함에 '셀프 혹사'를 멈추지 않는다. 대구 인공지능(AI) 전략을 총괄하는 김현덕 경북대 교수(전자공학부) 이야기다. 2000년대 초반부터 대구시와 다수 과제를 협업한 김 교수는 대구의 AI 판을 짜는 전략가로, 지난달 출범한 대구 주도형 AI 대전환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대구에서 몇 안 되는 진짜 AI 전문가인 그에게 대구의 AI 전략과 가능성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대구 주도형 AI 대전환 프로젝트를 이끌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으로 지역 현황 및 여건과 수요에 근거해 다양한 산업에 AI 적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구에선 핵심 업종인 자동차부품 분야를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이 AI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먼저 자동차부품 대표기업들이 선도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그 성과를 산업단지 전체로 확산하는 상향식 및 하향식 전략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기획(하향식 지원)에 따르는 게 아니라 지역 기업들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AI 솔루션을 스스로 제안·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작년 '지역거점 AX 혁신개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결정됐다. 의미는.


"이 사업은 2022년부터 지역에서 공들인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예타 통과는 지역 산업계에 큰 의미가 있다. 2년 이상 계획을 변경 및 고도화하고, 최종 확정하는 과정에서 'AX(인공지능 전환) 거점'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AI 시대를 대비하는 지역기업에게 도움이 될 결정이다. 이번 성과로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AI 실증거점'으로서 법정책적 지위를 확보했다. 타 지역과의 경쟁 및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강력한 배경이 될 수 있다. 또, 국비를 포함한 대규모 지원금이 조기 투입되면서 지역 내 AI 관련 스타트업 육성, 기존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 그리고 신규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연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거점 AX 혁신개발 사업 진행 상황은.


"예타 면제가 결정되는 시점에 이미 로봇과 의료 분야의 기술개발 과제가 확정됐다. 저를 비롯한 대응팀은 확정된 과제수행계획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세부실행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중간점검을 완료한 상태다. 1~2개월 안에 최종 결과, 즉 총사업비 및 지원대상 과제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는 AI 모델 개발보다 제조 AI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이유는.


"약간 극단적 표현일 수 있지만, 어쨌든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역량이 개인·기업·지역·국가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점을 부정할 순 없다. 사실상 모든 기업·국가가 사활을 걸고 AI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AI 특성상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첨단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기술경쟁이 아닌 자본경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모든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LLM)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저마다 특화된 승부처를 갖고 있다. 대구의 선택과 전략은 제조 AI 전환이다. AI 인프라와 인재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로봇·모빌리티·의료기기 등 대구가 강점을 가진 실물 경제 기반 위에 AI를 얹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장의 기계 소리를 듣고 고장을 진단하는 AI 기술은 판교 오피스 빌딩이 아닌 대구 성서산업단지 현장에서 완성된다."


대구 AI 전략을 총괄하는 김현덕 경북대학교 IT대학 전자공학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 AI 전략을 총괄하는 김현덕 경북대학교 IT대학 전자공학부 교수.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일각에선 대구가 AI 패권 경쟁에 뒤처진다는 우려도 있다.


"'AI 패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라는 불안감은 대구뿐 아니라 모든 지역·기업이 느끼고 있다. 심지어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초일류 기업도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다만, 이런 불안감이 새로운 도전에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그런 불안감을 느끼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치열한 경쟁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나아갈 길을 찾는 것이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 투자가 필요한 거대언어모델이나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대구에선 어렵지만, 구체적인 응용단계에서는 지역 기업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제조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강국이다. 제조 AI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의료도 비슷하다. 응용 분야에서 시장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키워 AI 중심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대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지역 거점대 교수가 보는 지역 인재 유출 현상은.


"지역 인재, 특히 청년 인재 유출은 대학 진학 과정과 대학 졸업 후 사회 진출(취업) 과정 두 단계에서 대규모로 발생한다. 둘 다 대학과 관련이 있어 교수로 책임감을 느낀다. 현재 지역 대학 졸업생 중 지역 취업 비중은 4년제 경우 20% 안팎, 전문대도 3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또 다른 인재 유출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존에는 20대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유출됐다면, 이젠 경력을 쌓은 후 이직을 꾀하는 30대 후반까지 인재 유출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실제 지역 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인력이 하루아침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도 종종 보고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재직 경력자에 대한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AI 대전환 등을 통해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하는 사례가 줄고 있다.


"예전보단 확실히 지역대학과 대구시가 협력하는 사례가 줄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경북대·계명대 등 대구시와 협업하는 교수들의 이름을 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 지금은 제가 거의 유일하다고 봐야 한다. 물론, 힘든 일이다. 교수들은 학생을 가르치고 논문도 쓰느라 바쁘다. 지역 정책을 짜려면 한 분야만 알면 안 되고, 모든 산업 현황을 섭렵해야 한다. 최소 수년은 일하면서 배워야 하는데, 대구시와 학교 모두 배려가 필요하다."


▶관학 협력이 더 커져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만큼 대학교가 캠퍼스 부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드물다. 세계적인 대학교들은 모두 도시 전역에 작은 조직들을 갖고 퍼져 있다. 대학이 도시 전체에 스며든 셈이다. 공간·시설은 물론 활동, 정책까지 모두 스며들어야 한다. 최근 지자체와 대학의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 자체가 역설적으로는 스며들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지금은 지역사회를 위해 일한다는 교수도 드물고, 지자체도 대형 사업을 진행할 때만 매칭 작업을 위해 대학을 찾는다. 대학교가 가진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지자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대학과 지자체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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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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