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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더워졌는데” 창문 열기 두려운 ‘층간흡연’…대안 있을까

2026-04-24 11:20

해마다 여름(7~9월)이면 층간흡연 민원 40% 집중
“빨래에 냄새 다 배어” 입주민 커뮤니티 호소 빗발
관리주체 중재·흡연 구역 분리 등 병행돼야
전문가 “전동댐퍼 대안될 수 있어”

층간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엘리베이트에 붙어 있다. <쓰레드 캡처>

층간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엘리베이트에 붙어 있다. <쓰레드 캡처>

"날이 더워졌는데 벌써부터 창문 열기가 겁납니다. 층간소음은 귀를 막으면 그만이지만 층간흡연은 숨을 참을 수도 없습니다."


대구 수성구 신매동의 한 아파트 2층에 사는 A(여·43)씨는 "저층에 사는 사람들은 안팎으로 담배 냄새 때문에 괴롭다. 관리실에 얘기해봤지만 해결되지 않아 아예 문을 안 열고 지낸다"고 했다.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층간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화장실 환풍구로 담배 냄새가 쏟아져 들어와 아이 씻기기도 겁난다", "더워서 베란다 문을 열어뒀더니 건조대 빨래에 냄새가 다 배어 다시 빨았다" 등의 고통을 토로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심지어 '층간흡연'의 연관 검색어로 '층간흡연 복수법'이나 '경고 쪽지 문구'가 나올 정도로 층간소음 못지않은 이웃 간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다.


아파트 층간흡연으로 인한 문제는 여름철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 민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간접흡연 피해장소는 베란다, 화장실 등 '세대 내부'가 5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민원은 주로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는 여름철(7~9월)에 민원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주체의 한계 극복할 현실적 전략 필요


여름철 활짝 열어둔 베란다나 창문 밖에서 들어오는 연기까지 막아낼 수 없다 보니 단지 차원의 적극적인 관리와 타협점 모색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에 따라 아파트 관리주체는 입주자에게 층간흡연 중단을 권고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웃 간의 직접적인 대면이 감정싸움이나 심각한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사무소가 개입해 중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현실적인 고민은 깊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관리소 직원은 "여름철만 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층간흡연 민원이 들어와 의심세대를 찾아가도 발뺌하면 그만이라 중재에 한계가 있다"며 "물론 중재한다고는 하지만 안내방송과 게시물 부착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한 실정"이라고 했다.


무조건적인 단속과 강제가 어려운 만큼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동선을 분리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 단지 외곽에 환기시설이 잘 갖춰진 지정 야외 흡연구역을 별도로 마련해 세대 내 흡연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현실적 타협점'을 고심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대구 동구의 B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금연아파트 지정을 앞두고 흡연구역도 만들어 달라는 일부 주민들의 요청이 있었다. 하지만 금연아파트로 지정하면서 흡연구역을 따로 만드는 것이 맞지 않는 것 같아 만들지 않았는데, 금연아파트 지정 이후 정문, 후문 앞이 흡연구역이 돼버렸다. 인근 저층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환풍구 역류 막는 구원투수 '전동 댐퍼'


집안으로 들어오는 담배 연기를 참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화장실 환풍구를 통해 들어오는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적절한 설비를 갖춘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화장실과 주방 환풍구에 '전동 댐퍼(Damper)'를 설치하는 것이다.


<인포그래픽=생성형 AI>

<인포그래픽=생성형 AI>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은 하나의 커다란 공동 배기구를 여러 세대가 공유하는 '배기' 구조다. 아랫집에서 환풍기를 켜고 담배를 피우면, 오염된 공기가 배기구를 타고 올라가다 틈새로 윗집이나 옆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동 댐퍼는 이 과정에서 '차단막'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평소에는 환풍구 통로를 기밀하게 꽉 막고 있다가, 해당 세대에서 환풍기를 작동시킬 때만 뚜껑이 열려 내부 공기를 밖으로 배출한다. 환풍기를 끄면 다시 덮개가 닫히며 다른 세대에서 넘어오는 담배 연기는 물론 악취나 날벌레의 유입까지 원천 차단한다.


양정훈 영남대 교수(건축학)는 "최근 지어진 신축 아파트는 대체로 전동 댐퍼 설치가 의무화되거나 기본으로 적용되는 추세지만, 구축 아파트는 일반 환풍기만 덩그러니 있는 경우가 많다. 기존 환풍기를 전동 댐퍼 일체형으로 바꾸거나 기존 배관에 댐퍼만 따로 설치하는 시공도 보통 5만~10만원 선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기팬 끝에 댐퍼가 달린 5만~6만원대 제품으로만 교체해도 오염된 공기의 역류를 확실히 막아 피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다만 "구축 아파트까지 법을 소급 적용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입주민 개인이 관심을 두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비전문가의 셀프 시공은 댐퍼의 기밀성 저하나 전기 합선 등의 안전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전문업체를 통해 시공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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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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