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 6곳 자료구입비 4억원, 작년 8억원 절반
대구시, 감축분 4억원 동부도서관 운영비로 배정해
최근 감소 중인 자료구입비 예산은 더 큰 문제로
대구시립동부도서관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지역 시립도서관의 올해 신간 도서 구입 예산이 반토막 난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신간 도서 구매의 핵심 재원인 자료구입비가 큰 폭으로 삭감되면서 도서관별 연간 신간 확보 계획도 대폭 축소된 것이다. 지역 도서관 이용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에 반해, 시민들의 독서 접근성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2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대구시교육청이 운영 중인 시립도서관은 모두 10곳이다. 이 중 4곳은 시교육청이 직접 건립해 직영하고 있다. 나머지 6곳은 대구시 소유 시설을 시교육청이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들 6개 도서관의 운영 예산은 대구시가 부담한다.
문제는 올해 이 대구시 소유 6개 시립도서관의 자료구입비가 총 4억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8억원에서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도서관별 올해 자료구입비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 6천300만 원(전년 대비 9천200만 원 ↓) △동부도서관 8천500만 원(1천500만 원 ↑) △서부도서관 6천300만 원(7천700만 원 ↓) △남부도서관 6천300만 원(9천200만원 ↓) △수성도서관 6천300만 원(7천700만 원 ↓) △두류도서관 6천300만 원(7천700만 원 ↓)이다. 지난해 6개 도서관의 평균 자료구입비가 1억3천여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자료구입비가 줄면서 각 시립도서관은 올해 신간 구매 계획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이들 6개 도서관이 구입한 신간 도서는 총 4만6천249권이다. 도서관당 평균 7천700여권에 달했다. 반면 올해 구매 예정 물량은 2만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작년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시립도서관을 위탁 운영하는 시교육청도 난처한 입장이다. 시가 책정한 예산 범위 안에서만 신간을 구매해야 하는 구조여서 안정적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원사업을 통해 추가 도서 구매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아동용 도서에 한정돼 있다. 전체 자료구입비를 대체할 만큼 규모도 크지 않다. 위탁 운영기관인 시교육청이 자체 예산을 투입할 유인책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임명을 요구한 대구 시립도서관 직원은 "시민들은 시립도서관이면 기본적으로 신간이 안정적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한다"며 "예산 감축이 반복되면 서비스 수준은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이용자들도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 위탁도서관 6개관 자료구입 예산(시보조금) 및 구입도서 현황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는 이번에 줄어든 4억 원을 동부도서관 운영비로 돌렸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동부도서관의 내부 집기와 비품, 가구 구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도서관 한 곳의 리모델링에 무게를 두는 과정에서 지역 시립도서관의 신간 도서 구매는 후순위로 밀린 셈이다. 이에 도서 구입 예산을 비품 구매비로 전용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시는 올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자료구입비를 추가 확보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시립도서관 자료구입비가 해마다 들쭉날쭉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억 원이던 예산은 2020년 8억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6억4천만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8억 원으로 다소 회복되는 듯했지만, 올해 다시 4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갈수록 독서의 중요성과 공공도서관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대구시의 도서관 지원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국과 비교해도 대구 도서관 인프라는 넉넉하지 않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구지역 도서관 수는 총 49곳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위이다. 지자체와 교육청, 사립 주체 운영 도서관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전국 평균 도서관 수(76.2곳)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경기 323곳, 서울 212곳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비수도권인 경남(79곳), 전남(77곳), 경북(74곳)과 비교해도 현저히 적다.
자료구입비 사정도 엇비슷하다. 대구 전체 도서관 자료구입비는 47억7천800여만 원으로 전국 평균(66억8천200여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많은 경기(274억3천800여만 원)과 비교하면 최대 6배 가까운 격차가 난다. 부산의 자료구입비(86억4천800여만 원) 등 광역시와 비교해서도 대구는 뒤처진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대구대표도서관은 아직 전국 도서관 현황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지역 대표 공공도서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시립도서관 지원 축소가 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시 대학정책과 담당직원은 "올해는 시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동부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이 겹치면서 예산 일부를 조정했다"며 "내년엔 자료구입비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