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과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이 "공약은 주민과의 약속"이라고 했다. 영남일보가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취재 활동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던진 '지방의원에게 과연 공약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당연한 말이다. 공약은 선거용 정치구호가 아니다. 유권자에게 건넨 엄중한 서약이자 임기 내내 책임 있게 증명해야 할 숙제다. '공약 정치'의 기본이자 상식이다. 현실은 이 상식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TK(대구경북) 지방의원들의 공약을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의원 권한 밖이거나 정체 모를 추상적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노인 복지 확대'나 '명품 도시 조성'처럼 구체적 실행 계획이 없는 공약은 이행 여부를 검증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물론 지방의원 공약은 단체장의 그것과 성격이 다르다. 단체장이 행정 집행권과 예산권을 쥐고 사업을 직접 추진한다면, 지방의원은 조례와 예산 심의, 집행부 견제라는 우회적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권한의 제약이 책임의 무게까지 가볍게 만들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지방의원들의 공약과 이행 과정이 유권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공약 정보의 부재는 알 권리의 침해를 넘어, 책임정치의 판 자체를 무너뜨린다. 이제 말로만 책임정치를 외칠 것이 아니라, '지방의원 공약 이행 정보공개 조례' 제정이라는 구체적 행동으로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조례를 통해 의원별 공약 내용과 이행 과정, 예산 확보 현황을 상시 점검하고 주민에게 투명하게 전면 공개해야 한다. 아무리 화려한 공약도 실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TK 지방의회가 스스로 감시받을 용기가 있음을 입증하기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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