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오늘 본회의를 열고 여·야 6개 정당이 공동발의한 개헌안을 표결처리한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39년 만의 개헌 국민투표가 치러질지 주목된다. 어제 이재명 대통령은 "덩치는 커졌는데 옷이 맞지 않는다. 그러면 옷을 좀 고칠 필요가 있지 않으냐"며 개헌을 독려했다. 개헌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공감대는 아직 폭넓게 형성됐다고 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제1야당의 반대가 만만찮다.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아무리 '순차적 부분 개헌'이라 하더라도 앙꼬가 빠진 듯한 개헌안의 핵심 내용에도 아쉬움이 크다.
1987년 현행헌법이 개정된 후 격변의 대한민국이 40년 가까이 낡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건 비정상이다. 내용에 이견이 있을 뿐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와 여·야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개헌 논의는 순탄치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순차적 부분 개헌'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필요한 게 빠진 수박겉핥기식 개헌안이 돼버렸다. △5·18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불법계엄의 국회 통제 강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원칙의 명문화 정도만 담았다. 불요불급하거나 미봉에 가깝다.
특히 한국 병 치유의 핵심 의제인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이 반영되지 않아 중앙정부에 권한과 재정이 집중되는 문제를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39년 만의 개헌 기회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탓이다. 작금 대한민국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법적 장치에도 소홀함이 많다. 본회의 통과에 필요한 야당 의원 12명의 추가 동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억지로 떠민 듯한 개헌안에 국민도 적이 당황스럽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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