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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트럼프 이란 단기전 승리에 베팅

2026-05-18 20:18

이스라엘 설득 속 대이란 군사개입 결정 분석
MAGA 외교 핵심은 거래 아닌 미국 우선주의
남북관계, ‘적대적 두 국가론’ 이후 더 어려워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8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8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트럼프 외교를 단순 거래주의로만 보면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연세대 문정인 명예특임교수(사진·전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문 교수는 18일 경북대 민교협2.0 춘계 학술 포럼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이란 침공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을 하기 위해서다. 이날 강연에 앞서 영남일보는 문 교수를 직접 만나 미국-이란 전쟁과 북핵 문제, 남북관계 변화 등을 진단했다.


문 교수는 트럼프식 외교의 핵심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꼽았다. 흔히 트럼프 외교를 '거래주의'나 '일방주의'로 설명하지만 그 배경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정치·외교 이념이 자리잡고 있다고 봤다.


미국 공화당 내 전통적인 '미국 최고주의(American Primacy)'와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처럼 국제질서 전반에 미국의 패권과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식이 아닌 미국의 직접적 국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개입하고, 부담은 최소화하려는 접근이라는 것.


문 교수는 "미 본토 방어와 미국 세력권 이익 극대화가 트럼프 외교의 핵심"이라며 "고립주의 성향과 중국 견제가 동시에 결합된 형태"라고 분석했다.


◆미국 외교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달라져


문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외교 정책 결정 방식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고 여겼다. 과거 미국은 주요 부처가 협의를 거쳐 복수의 정책안을 만든 뒤 대통령이 최종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 의중이 직접 반영되는 '톱다운식 의사결정'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엔 원로 그룹이 일정 부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지만 2기는 내부 견제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도 이같은 구조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트럼프 개인적 성향은 해외 군사 개입에 적극적인 인물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이란 문제는 이스라엘 변수와 중동 전략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교수는 "지금은 사실상 트럼프 일변도 외교 정책 구조에 가깝다"며 "대통령 의지가 곧 외교 정책이 되는 양상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이스라엘 측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정권 붕괴 가능성과 2~4주 내 전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알려진 부분에 주목했다. 참모들의 반대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 부분 설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제거가 결과적으로 중동 내 반미 세력은 물론 중국·러시아·북한 등 미국 적대 세력 연대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트럼프 입장에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성과로 연결하려 했겠지만 오히려 역풍이 불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트럼프식 압박 외교 자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 교수는 "미국 이익에 부합하면 군사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압박 패턴은 앞으로도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8일 영남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8일 영남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한미일은 동맹이 아니라 군사 공조 체제


안동에서 열릴 한일 정상회담(19~20일)을 하루 앞둔 이날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가 전반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역사 문제와 대중 관계, 안보 협력 확대 여부 등 복합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우선 이 대통령 취임 후 정상외교를 중심으로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과 관계 개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용외교 기조와 정상 간 직접 소통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맺겠다는 실용외교 철학이 강하다"며 "정상외교를 통해 관계 악화를 막고 신뢰를 축적하려는 접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정상 간 이른바 '차밍 디플로머시(charming diplomacy·매력 외교)'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제·안보 협력을 우선 추진하면서 역사 문제는 시간을 두고 관리하려는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변수는 일본 정치의 '이중 메시지' 가능성이다. 한국을 상대로는 유화적 메시지를 내면서도 일본 국내 정치에선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역사 문제는 정상 간 관계 개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으로 꼽았다. 강제동원과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국민 정서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어서다.


문 교수는 안보 협력 확대 역시 한일관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일본은 중국 견제와 대만 문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역시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시각차가 존재한다.


그는 "일본은 미국과 함께 대중 견제 전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외교 관계 역시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결국 "한미일 안보 협력 수준을 어디까지 가져갈 것인지, 또 중국과 대만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앞으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체제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는 동맹 관계이지만 한미일은 군사 공조 체제에 가깝다"며 "한국과 일본이 군사동맹 관계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핵 현실 인정하고 동결·감축 접근해야


그는 북한이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핵 능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선 비핵화 후 대화' 방식만 고수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소 수십 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했는데 단기간 완전 비핵화로 이끌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며 "핵 동결과 감축을 먼저 추진하고 비핵화는 장기 목표로 접근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


단계적 접근 방법으로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면 북미 수교, 금융 제재 완화, 일부 군사훈련 조정 등 상응 조치를 제공하고 이후 감축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을 제시했다.


그는 "중요한 건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관리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과거 미국과 소련, 인도와 파키스탄도 핵을 가진 상태에서 공존 체제를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도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 수준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재명 정부의 단계적 접근과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8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열린 경북대 민교협 2.0 춘계학술포럼에서 트럼프 2기 집권 이후의 국제정세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 - 이란 침공 사례를 중심으로 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8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열린 경북대 민교협 2.0 춘계학술포럼에서 트럼프 2기 집권 이후의 국제정세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 - 이란 침공 사례를 중심으로' 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남북관계에 대해선 2017년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긴장이 훨씬 높았던 점을 거론하면서 그때보다 더 좋지 않다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공식화한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북한이 별도 주권국가로 인정하길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 헌법 3조 영토조항과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헌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획기적인 남북관계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접근 방향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통해 전쟁 가능성을 낮추고, 남북 군사합의 복원과 평화 프로세스를 재추진하려는 시도 자체는 필요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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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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