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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진기 또 오작동 ‘노곡동 침수사고’ 결국 정부합동감사 받는다…대구시 안전 감찰은 잠정 중단

2025-09-01 16:52

정부합동감사팀 사전조사 진행…원인·책임 규명-재발방지 대책 마련 주목

지난 7월 17일, 대구시 북구 노곡동에 침수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집과 차량은 물에 잠기는 아비규환의 상황이었다. 당일 오후 4시 21분쯤 영남일보 온라인뉴스를 통해 '대구 노곡동 침수 당시 '제진기(이물질 제거장치) 작동 오류' 발생'이라는 기사가 최초로 나갔다. 마을 입구에 설치된 빗물펌프장의 배수시설이 비상상황인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후 침수 당시 노곡동의 제진기가 부유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대구시가 공식 확인했다. 대구 노곡동에 설치된 제진기가 15년 만에 또다시 작동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지난 7월 침수 피해조사(22~31일)를 실시한 대구시는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30여대, 주택 30여곳이 수해를 입었다고 1일 밝혔다. 같은 장소에서 침수사고가 나자, 대구시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을 별도로 발족, 사고 원인 분석 및 재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실제 조사과정에서 노곡동 제진기가 침수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과 배수 시스템 관리 이원화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에 대구시와 북구청은 전문가들과 함께 향후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대비한 단기·중기·장기 대책을 다양하게 제안했다.


지난 7월 17일 발생한 노곡동 침수사고 현장. <영남일보DB>

지난 7월 17일 발생한 노곡동 침수사고 현장. <영남일보DB>

제진기 오작동 문제로 촉발된 대구 노곡동 침수사고가 정부합동감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대구시가 4년 만에 정부합동감사를 받는 가운데, 합동감사팀이 최근 노곡동 침수사고 관련 사전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정부 감사를 통해 원인 및 책임 규명,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합동감사 받는 '노곡동 침수사고'


정부합동감사팀은 노곡동 침수사고와 관련해 전반적인 자료를 대구시에 요청하고, 사전조사 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노곡동 침수사고 관련 안전감찰은 잠정 중단됐다.


대구시를 비롯한 이번 침수사고 유관 기관들이 모두 감찰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정부 합동감사팀은 사전조사 후 이달 17일부터 오는 10월1일까지 본감사를 진행한다.


시민단체 등은 이번 감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안을 집중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배수펌프장은 대구시가, 고지 배수 터널은 북구청이 각각 관리하는 이원화된 구조 때문에 비상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아닌지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침수사고 당시 제진기 작동이 원활하지 않았던 이유, 직관로 수문 개도율이 낮았던 이유 등도 점검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 멈춘 제진기" 15년 만의 악몽 재발


노곡동 침수사고는 황당한 사고로 꼽힌다. 과거에도 노곡동에서 큰 침수사고가 발생해 대구시 등이 재발대책을 마련, 시행했지만 유사한 형태의 '닮은 꼴' 사고가 또다시 발생해서다.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의 조사 결과, 15년 만에 재발된 노곡동 침수사고는 복합적인 요인이 총망라된 '인재'로 드러났다. 이번 침수사고도 15년 전 노곡동 침수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제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등 전반적인 배수 시스템의 문제 정황이 발견됐다.


이에 침수사고 조사단은 향후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대비한 단기·중기·장기 대책을 다양하게 제안했다. 침수사고 재발을 막을 단기 대책으론 긴급 점검과 통수능력 확보가 제안됐다. 중기 대책으론 침사지 우수(빗물) 흐름체계 개선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제진기 등 방재시스템 보강·개선은 장기 대책 목록에 올랐다.


앞서 2010년 여름 노곡동에선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침수사고가 났다. 그해 7월 사고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 배수 펌프 유입구에 설치된 제진기가 낙엽, 쓰레기 등 각종 부유물에 막혀 작동을 멈추면서 시작됐다. 이 때문에 빗물이 빠지지 못해 주택과 차량의 침수로 이어졌다고 대구시 재난안전실은 분석했다. 한 달 뒤인 그해 8월, 다시 제진기 오류로 침수가 재발됐다.


이에 대구시는 예산 100억원을 투입해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우회시키는 '고지 배수 터널'을 건설하는 등 시설을 확충·보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침수 사고 재발은 막지 못했다.


경일대 안승섭 교수(토목공학과)는 "이번 노곡동 침수사고 때 처럼 특별한 상황에선 제진기가 적절한 시점에 작동을 하는게 중요했다. 그랬다면 압력의 부하가 좀 덜했을 것이다. 조사를 해보니 그런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자연재난으로부터 인적·물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재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있었음에도, 2010년 2차례에 이어 이번에도 주민들이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 자연재해 저감방안을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원으로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침수사고 안심할 수 없는 대구


침수사고는 노곡동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구는 지형·환경적 특성상 침수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대구가 전국 특·광역시보다 홍수위험지역이 평균적으로 넓고, 태풍일수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발생한 노곡동 침수 사태에 대해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해 호우 대응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영남일보가 '2025년 대구시 안전관리계획'에 나타난 풍수해 취약요인을 분석해본 결과, 2022년 말 기준 대구는 홍수위험지역·태풍일수·하천 규모가 특·광역시 평균보다 넓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구 홍수위험지역은 4천973만2천659㎡로, 특·광역시 평균(3천50만7천653㎡)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하천 규모는 대구가 1천969만2천158㎡로, 특·광역시 평균(1천778만6천623㎡)보다 넓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의 태풍일수(122회)도 특·광역시 평균(109회)보다 13회 더 많았다. 분지형 도시인 대구는 소나기에 의한 집중호우가 잦고 강도도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대구시의 안전관리계획 보고서는 "극한호우 및 예측 불가능한 국지성 집중 호우 발생 시에 신천 등 하천 주변 도로 및 주차장, 저지대 침수 등으로 인한 교통 마비, 차량 침수, 인명피해 등 각종 사고와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위험요소 해소를 위한 자연재해저감 사업과 조기경보 시스템 가동 같은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 대구 시민들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돼야"


시민들은 이번 정부합동감사를 통해 수해와 관련한 안전관리상의 미흡한 점을 되짚어보고, 철저한 재발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곡동 침수사고는 주민 일상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서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만난 북구 노곡동 한 토박이 어르신 김원욱(76)씨는 "마을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던 순간의 아찔함을 아직 잊을 수가 없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주민들에게 또다시 큰 재난이 닥친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비가 와도 주민들이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노곡동 주민 심봉선(78)씨는 취재진에 "15년간 세 번이나 침수 피해를 입은 이들도 있다"며 "행정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책임 있는 복구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노곡동 침수를 지켜보는 대구의 다른 지역주민들도 다신 도심에서 수마를 겪지 않기를 바랐다. 직장인 이은주(55·대구 수성구 범어동)씨는 "직장에서 일을 하며 평범한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노곡동에 침수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15년 전에 노곡동에서 연이어 발생한 침수사고가 생각나 너무 놀라고 안타까웠다. 큰 인명피해가 나지 않은 게 다행이지만,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구시와 북구청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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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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