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대학 총학생회 시국선언 참여…선관위 설명·재발방지 촉구
경북대·영남대·계명대 성명 발표했지만 총학 차원 집회·시국선언은 미정
전문가 “청년층의 공정성 문제 제기 의미 있어”, “선거 결과 부정과는 구분해야”
경북대 중앙위원회가 지난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다.<경북대 중앙위원회 제공>
전국의 대학 총학생회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대구권 대학들도 문제 의식엔 동참하고 있지만 시국선언에 합류하거나 총학생회 차원의 집회를 추진하는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일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는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있는 설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구권 대학중에는 지난 6일 계명대와 영남대 총학생회가 각각 관련 성명을 냈다. 경북대도 같은날 단과대 학생회 명의로 성명을 냈다. 9일엔 경북대 중앙운영위원회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입장을 밝혔다. 중앙운영위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며 선관위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총학생회가 부재한 경북대는 추가 집회나 시국선언엔 신중한 모습이다. 정윤하 중앙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3만여 학생의 표를 받은 대표자가 없어 비대위가 임의로 집회 등을 결정하는 건 절차적 정당성에 맞지 않는다"며 "총학생회가 성립되지 않은 가운데 추가 행동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영남대·계명대 총학생회는 향후 추가 행동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심창섭 영남대 총학생회장은 "투표용지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부정선거 여부보다 참정권이 침해된 부분이 더 중요하다. 논의를 통해 다음 행동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학생들 개별 움직임은 이어지는 추세다. 총학생회와 별도로 지난 8일 영남대 재학생 180여명은 영남대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계명대 재학생 60명(집회 신고 인원 기준)은 12일 대학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연다.
전문가는 대구권 대학의 공식기구 참여도가 다소 낮은 것에 대해 학생사회의 무관심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경북대 하세헌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이번 논란은 전국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강도로 나타난 사안은 아니다"며 "지방선거 특성상 문제 제기 역시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투표관리에 대한 대학생들의 문제 제기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가톨릭대 변영학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요즘 청년 세대는 공정성 문제에 민감하다. 투표 기회가 박탈된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 재발방지 요구는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선거 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들이 요구하는 것은 공정한 절차와 기회의 보장"이라고 덧붙였다.
하 교수도 "대학가 전체 집회나 선거 결과 부정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현재로선 의도적인 부정보다는 투표용지 배분과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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