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클러스터 앞세웠지만 기장에 밀려
문무대왕과학연구소·SMR 국가산단 연계 약화
정부 공모사업 대응력 도마 위에 오를듯
경주 읍천항에서 바라본 월성원전. 영남일보DB
경주시가 국내 첫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차세대 원전 산업 전략의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수력원자력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부지 공모 결과 SMR 실증로 1기 후보부지로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다. 경주시는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내 부지를 앞세워 유치전에 나섰지만, 최종 후보지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번 결과로 경주가 추진해 온 문무대왕과학연구소, SMR 국가산단, 월성원전 권역을 잇는 차세대 원전 산업 생태계 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경주시는 공모 전부터 부산 기장군과 함께 SMR 유치전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 경주시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 등을 갖춘 원전 집적지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연구개발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실증과 운영은 월성원전 권역, 제조 기반은 SMR 국가산단이 맡는 구조를 구상해 왔다.
하지만 실증로 유치가 무산되면서 이 같은 구상은 힘을 잃게 됐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SMR 국가산단이다. 문무대왕면 동경주IC 인근에 추진 중인 SMR 국가산단은 약 113만㎡, 34만3천 평 규모로 추진 중이다. 경주시는 SMR 국가산단을 제조와 소재·부품·장비 산업, 수출형 공급망 구축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었다.
경주시 연구용역에 따르면 국가산단 조성으로 약 7천3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천400억원의 부가가치, 5천399명의 취업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산단이 본격 운영되면 연간 6조7천억원 규모의 생산효과와 2만2천779명의 고용 창출도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실증로 유치가 불발되면서 기업 유치와 산단 분양 명분을 다시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산단은 아직 LH 내부 심사와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등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SMR 실증로는 산단의 상징 사업이자 핵심 수요처로 기대를 모아왔지만 실증로와 직접 연계가 약해지면서 입주기업 유치, 예타 대응, 산단 경제성 확보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 활성화도 과제로 남게 됐다. 연구소는 SMR 개발과 실증 관련 연구 거점으로 기대를 모아왔지만, 실증로와의 직접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연구 인력 정착과 기업 협력 구조를 다시 짜야 할 상황이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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