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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 대구의 간절한 ‘마지막 한 조각’

2026-06-19 06:00

민선 9기 대구시 향한 시민의견
“대구 살기 좋지만, 일자리 부족”
먹고 살려고 고향 떠나는 청년들
매력적인 도시의 안타까운 현실
새로운 대구시정서 해법 마련되길

노진실 사회1팀장

노진실 사회1팀장

최근 민선 9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에서 수렴한 시민의견 중 인상 깊은 글이 있었다. 타지에서 살다 고향 대구로 돌아왔다는 한 청년이 쓴 글이다. "다시 돌아온 대구에서 1년간 살아보니 대구만큼 살기 좋은 도시가 없다. 도로가 잘 구성돼 교통이 편리하고, 물가가 저렴하며, 즐길 거리도 많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무척 공감이 갔다. 역시 대학 때문에 타 도시에서 6년을 보내고 대구로 돌아와 살고 있는 기자가 느낀 점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대학을 다닌 도시는 매혹적이었지만, 평생 머무르기를 꿈꾸진 않았다. 그동안 여행으로 다닌 세계의 수많은 도시들도 멋지거나 아름다웠지만, 그 감정 역시 잠깐이었다.


직·간접적으로 접해 본 국내외 많은 도시들 중 대구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살아가기에 꽤 괜찮은 도시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인프라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갖춰진 적당하고 담백한 도시. 무심한 듯 감각적이면서도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걷기에도, 운전하기에도 덜 고된 '평지'가 많은 환경이 나는 누가 뭐라 해도 좋았다.


누군가들에게는 살고 싶은 도시인 대구이지만, 문제는 이곳이 누구나 살 수 있는 도시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


시민의견 속 문장처럼 대구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 출신 청년들의 숫자에 비해 도시 내 괜찮은 일자리 혹은 이직의 기회는 무척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대구가 고향인 사람들은 직장을 구할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이 고민에 봉착하게 된다. "떠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내 능력과 가치를 인정해주는 좋은 직장을 찾아 대구를 떠나거나, 아니면 더 나은 직장과 기회를 포기하고 대구에 남거나…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한다. 후자를 택할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과 낮은 성장의 기회 등은 이자처럼 두고두고 치러야 할 대가다. 사랑하는 이 도시에 남기 위해 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낮춰야 할 경우도 있으니, 그 대가 한번 혹독하다.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도 대부분 비슷했다. 지난 4월 '나는 왜 상경(上京)했나'라는 제목으로 쓴 기사 취재차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향했던 대구·경북 출신 청년들을 만났다. 그들은 "대구가 장점이 많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도시 경제와 직업 환경, 제한된 기회는 그 장점을 상쇄시킨다"고 했다. 이와 같은 도시 상황을 반영하듯 지방선거가 한창일 때 인터뷰한 많은 시민들이 대구시장 후보들의 '일자리' '지역경제 살리기' 공약에 특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


'Berlin ist arm, aber sexy(가난하지만 매력적인 도시 베를린).' 과거 베를린 시장이 사용해 유명해진 이 표현처럼, 한 도시의 상태는 완전히 낙관적일 수도, 또 완전히 비관적일 수도 없다.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가능성을 찾아가야 한다. 이 매력적인 도시 대구의 '아픈 손가락'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문제다. 그 빈 조각이 채워진다면, 떠밀리듯 대구를 떠나는 발길이 줄어들지 않을까.


이번 지방선거에선 민선 9기 대구시장으로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시민들이 '풍요로운 환경 속에 꿈과 삶을 펼쳐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새 대구시장의 어깨가 무겁다. 대구의 '마지막 한 조각'을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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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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