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페이지 분량 설명자료, ‘대구’ 언급도 없업
피지컬AI 육성 계획 사실상 새만금에 투자 집중
대경권 차부품사 로봇 전환 지원 ‘맹탕수준’
구색맞추기용 언급 경제계 “비참함” 토로까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는 없었다. 대한민국 미래 산업지도를 새롭게 재편하는 자리에서 '산업화의 심장' 대구는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았다. 우려됐던 정부의 '대구 패싱'을 확인했을 뿐이다.
천문학적인 민관 합동 투자로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고, AI혁명으로 산업 대도약을 그리는 국가 차원의 메가급 신성장동력 '3대 메가프로젝트'가 29일 공개됐다. 하지만 반도체는 물론 피지컬AI와 AI데이터센터까지 대구는 '3대 분야'에서 모두 소외되고 홀대 받았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철저히 외면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반도체, 피지컬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로 초격차 산업강국으로 대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등 서남권에 800조원 투자로 대체불가한 K-반도체 강국을 실현하고, AI로봇 글로벌 3강과 피지컬AI 글로벌 1강 도약을 이루는 육성 계획도 공개했다.
'메가 프로젝트' 핵심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남·광주에 구축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다. 반도체 투자에만 800조원이 투입된다. 전례없는 투자로 전남·광주를 반도체 산업의 새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게 이날 발표의 핵심이다. 호남과 더불어 충청권도 소득은 있었다. 81조원 재원이 투입돼 반도체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된다. 정부는 호남과 충청·영남권에 인공지능발 첨단기술 지역 투자로 산업재편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는 균형발전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호남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투자재원과 투자처가 공개된 반면 영남권은 사실상 빈손이다. 특히 대구는 '대경권'으로 단 한 차례 간접 언급된 게 전부일 정도로 대구의 패싱이 노골적이다.
이날 공개된 A4규격의 21페이지 분량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자료에서 대구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구체적 투자 규모를 나열하며 K-반도체 강국을 실현한 '기회의 땅'으로 그려지는 사이 대구는 대구경북을 묶은 '대경권'으로 새만금과 함께 피지컬AI의 양대 축으로 제시됐다.
문제는 이마저도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한 맹탕 수준이란 지적이 나온다. 대구 경제계는 대경권의 피지컬AI 육성 계획은 '실체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정부는 대경권을 피지컬AI의 한 축에 두겠다고 밝혔지만, 투자를 통한 경제 선순환은 새만금에만 집중됐다. 새만금에 로봇 파운드리 구축과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및 부품클러스터 인프라 조성과 같은 구체적인 투자안이 제시됐고, 대경권은 산업용 로봇 실증을 위한 '로봇 테스트필드' 구축과 지역 차부품업체의 업종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전부다. 테스트필드는 지역 차원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고, 업종 전환은 개별 기업의 몫이다. 대구 경제계는 정부의 발표에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 경제계 한 인사는 "지역 패싱 수준을 넘어 '우는 아이 달래기' 처럼 지방 도시 구색을 맞추기 위해 대경권을 단순 언급한 것으로 아주 참담할 뿐이다"고 하면서 "차 부품사의 업종 전환은 개별 기업이 추진하는 사안으로 지역에 대한 투자와는 의미 자체가 다르다. 육성·투자에 실체 없는 언급으로 대구가 처한 패싱의 현실을 오히려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도 "호남과 충청권에 집중된 반도체 투자는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의 마중물이 되고, 공장 건립 등 건설경기까지 일으킬 경제 전후방 효과가 상당하다"며 "일자리를 더 생산하지 못하는 대구는 청년 이탈이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 미래세대를 볼 낯이 없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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