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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주도권 내준 대구 로봇…“아직 골든타임 남아 있다”

2026-06-29 20:42

새만금 대규모 투자에 지역 산업계 위기감
“자동차 부품 로봇 전환·휴머노이드 선점 등
대구만의 길 꾸준히 가야“
앵커기업 부재는 문제, 스케일업 집중해야

29일 대구 달성군 HD현대로보틱스 본사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2017년 대구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과 협동로봇,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을 개발·생산하며 국내 로봇산업을 이끄는 대표 앵커기업으로 세계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9일 대구 달성군 HD현대로보틱스 본사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2017년 대구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과 협동로봇,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을 개발·생산하며 국내 로봇산업을 이끄는 대표 앵커기업으로 세계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전북지역에 로봇 관련 대규모 투자가 예고되면서 대구 로봇산업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에스엘·삼익THK 등의 모델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사의 로봇기업 전환에 더 속도를 내고, 차세대 시장인 휴머노이드 로봇 선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부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반도체·AI데이터센터와 함께 피지컬AI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피지컬AI 분야에서 대구경북과 전북은 비수도권 양대 축으로 소개됐다. 전북에는 현대차그룹의 10조원 규모 투자를 마중물로 새만금지역에 로봇 파운드리와 부품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내놨다. 반면, 대경권에는 대규모 투자 없이 관련 기술개발·실증지원 등이 전부여서 산업 주도권을 전북에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간은 남아 있다. 전북은 이번 투자 발표로 첫 걸음마를 뗐지만, 대구는 20년 가까이 로봇산업 인프라를 쌓았다. 현재로선 아기와 성인 수준의 인프라 격차라는 평가다.


현재 대구에는 비수도권 최대 규모인 250여개사 로봇기업이 집적해 있으며, 잠재적 배후라고도 볼 수 있는 차부품사는 그 몇 배에 달한다. 대구에는 전국 유일 로봇산업진흥 전문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있다. 로봇 관련 정책 결정이 대구에서 이뤄진다는 얘기다.


서비스로봇 실증 분야 핵심 인프라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북에 대규모 로봇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지역 로봇기업들이 대구를 등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미래로봇 분야에서도 대구는 앞서 있다는 평가다. 대구는 작년 AI로봇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첨단로봇 분야 신제품 개발 및 해외 진출의 핵심 거점 지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대구시가 도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선정까지 이뤄내면 휴머노이드 관련 부품·모듈·소프트웨어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 대구 로봇산업을 견인할 앵커기업의 부재다. 농공업 중심 중소도시에 불과했던 사천을 우주·로봇산업 중심지로 변화시킨 항공우주기업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처럼 산업을 대표하고 기업과 인재·자본을 끌어당길 중심축 부재는 뼈아프다. HD현대로보틱스가 있지만, 산업용 로봇 제조 쪽에 초점이 맞춰져 일자리 창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투자로 AI·로봇 유니콘들을 다수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열 계명대 교수(로봇공학전공)는 "전북에 대규모 로봇 투자계획이 발표됐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지는 않다. 곧바로 실적을 내거나 효과를 낼 수 있는 산업군은 없어 대구에도 충분히 시간이 있는 셈"이라며 "현대차가 로봇 사업군 전환을 서두르다 보니 현대차 벤더들이 다수 포진한 대구에서도 로봇 전환 속도가 가파르다. 전북이 다소 위협적이지만, 대구는 차부품사 로봇 전환 지원과 휴머노이드 전략 확대 등 대구만의 길을 꾸준히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덕 경북대 교수(IT대학 전자공학부)는 "1조원짜리 소프트웨어 기업은 10조원 규모 제조업과 비슷한 파급력 및 가치를 지닌다. 이번 메가프로젝트에선 대구가 소외됐지만, 제2의 메가프로젝트에선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AI·로봇기업 발굴 및 스케일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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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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