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금성대군 밀사길로 알려지며 탐방객 증가 예상
시·국립공원공단 3억4000만원 투입…긴급신고망 구축
강원 영월, 충북 단양과 이어지며 영주 단산면 마락리로 통하는 고개길인 고치령을 탐방하고 있다. <권기웅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계기로 단종 복위 운동의 배경지인 경북 영주 고치령이 주목<영남일보 3월 9일 1면 등 보도> 받자, 영주시가 수십 년간 계속된 이동통신 음영지역 해소에 나섰다.
영주시는 15일 국립공원공단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시공사인 KT엔지니어링과 '고치령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업비는 모두 3억4천만원이다. 영주시가 1억9천만원, 국립공원공단이 1억5천만원을 부담한다. KT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아 오는 10월까지 고치령 일대에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국 2곳을 설치한다. 약 2.4㎞ 구간에는 광케이블과 전력 공급시설도 구축한다.
해발 770m의 고치령은 영주시 단산면 마락리와 충북 단양, 강원 영월을 잇는 소백산 고갯길이다. 지역에서는 순흥에 유배된 금성대군과 영월에 유배된 단종 측의 밀사가 오가던 통로로 전해진다. 고갯마루 산령각에는 단종과 금성대군을 상징하는 '태백산신'과 '소백산신' 위패가 모셔져 있다.
하지만 고치령 일대는 이동통신이 불안하거나 불가능한 구간이 넓어 탐방객의 조난이나 산불, 산악사고 발생 때 신고와 위치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립공원 탐방로와 지역 주민 통행로가 겹치는 곳이지만 통신 기반시설은 사실상 방치돼 온 셈이다.
영주시는 영화 흥행 이후 고치령과 금성대군신단, 순흥도호부, 피끝마을 등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3월부터 통신 상태와 기지국 설치 여건을 점검해 왔다. 역사관광 자원화에 앞서 탐방객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사업이 완료되면 고치령 일대에서 휴대전화 통화와 긴급신고가 가능해지고, 산불이나 조난사고 발생 때 구조기관의 현장 대응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병직 영주시장은 "통신시설 설치는 관광객 유치보다 먼저 갖춰야 할 안전 기반"이라며 "고치령을 찾는 탐방객과 지역 주민이 긴급상황에서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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