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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의 ‘맥도날드 짝사랑’…“봉화사과 줄게 협업하자”

2026-08-01 11:12

봉화군 ‘출입금지’ 빙자한 맥도날드 협업 요청 화제
맥도날드 “품질·수급·생산역량 종합 검토해 결정”
이디야는 이미 협약…봉화 수박으로 여름 주스 개발

봉화군 농업기술센터는 SNS에 충주 축하합니다. 부럽습니다라는 말풍선을 담은 이미지를 올리며, 올해 맥도날드 한국의 맛에 선정된 충주를 향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봉화군  제공

봉화군 농업기술센터는 SNS에 "충주 축하합니다. 부럽습니다"라는 말풍선을 담은 이미지를 올리며, 올해 맥도날드 '한국의 맛'에 선정된 충주를 향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봉화군 제공

"맥도날드 대표님, 봉화은어축제 얼씬 금지. 아삭달달한 봉화사과 시식 금지."


경북 봉화군이 맥도날드에 '출입 금지' 처분을 내렸다. 물론 진짜는 아니다. 봉화군 농업기술센터 한 주무관이 SNS에 올린 글로, 출입 금지를 빙자한 협업 요청이다.


형식은 맥도날드를 향한 항의였다. 그런데 가만히 뜯어보면 2021년부터 이어져 온 지역 특산물 협업 프로젝트 '한국의 맛'에 봉화를 선정해 달라는 공개 구애다. 출입 금지 목록 마지막 줄에 본심이 담겼다. "봉화군X맥도날드 협업 시 위의 것 다 가능."


발단은 충주였다. 맥도날드는 올해 '한국의 맛' 지역으로 충주를 선정하고, 이달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버거'를 내놨다. 옆 동네가 버거로 전국에 이름을 알리는 걸 지켜본 봉화로선 서운할 만했다.


사실 봉화군은 이미 1년 전 맥도날드에 '한국의 맛' 참여를 문의하는 메일을 보냈다. 봉화 농산물로 지역과 기업이 함께 이득을 보자는 제안이었다. 당시 메일에는 "봉화사과를 이용한 애플파이 등 우리 군의 우수한 농산물을 맥도날드 메뉴와 접목해 지역 농산물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제안이 담겼다. 맥도날드가 지역 농가와의 상생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만큼 봉화도 그 대상이 되고 싶다는 취지였다. 봉화에 맥도날드 매장은 없지만 "근교에 나가면 꼭 더블쿼터파운더치즈버거를 먹는 매달 광팬"이라는 애교 섞인 인사도 잊지 않았다.


게시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화제가 됐다. "봉화 사과 애플파이는 진짜 먹어보고 싶다", "맥도날드가 안 하면 롯데리아가 잡아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농담의 형식을 빌렸지만 게시글을 본 이들도, 올린 이도 한마음으로 협업이 성사되길 바랐다. 게시글을 쓴 주무관은 "진심으로 협업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메일을 작성했다"며 "메일이 잘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제든 이야기가 오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화군 농업기술센터가 SNS에 올린 맥도날드 출입 금지 목록. 롯데리아 봉화점 출입금지, 봉화사과 시식행사 출입금지 등이 담겨있다. 봉화군 제공

봉화군 농업기술센터가 SNS에 올린 맥도날드 '출입 금지' 목록. 롯데리아 봉화점 출입금지, 봉화사과 시식행사 출입금지 등이 담겨있다. 봉화군 제공

맥도날드의 답은 아직 원론에 머물러 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영남일보의 질의에 서면 답변을 통해 "식재료의 품질과 안정적인 수급 가능 여부, 지역 농가의 협력 의지, 생산·유통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협업 지역을 결정한다"며 "더 다양한 지역과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봉화군이 이처럼 적극적인 건 경제적 효과 등 눈에 띄는 실익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올해까지 '한국의 맛' 메뉴 누적 판매량은 3천100만 개를 돌파했다. 이를 통해 수급한 국내산 식재료는 약 1천t에 달한다. 임팩트 측정 기관 트리플라잇 분석으로는 2021~2024년 이 프로젝트가 창출한 사회·경제적 가치가 약 617억 원 규모다. 맥도날드처럼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와 손을 잡는 것 자체가 지역 농가에는 대형 판로인 셈이다.


전국 매장 메뉴판에 지역 이름이 걸리는 것은 물론, 각종 미디어 광고에 지역명이 노출되는 홍보 효과도 뒤따른다. 지역 농산물의 판로와 전국 단위 인지도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봉화의 구애에 먼저 응답한 곳은 따로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봉화군과 지역 농산물 유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봉화 수박을 안정적으로 사들이고 공동 마케팅으로 판로를 넓히는 한편, 수박·사과 등 봉화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출시까지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디야의 여름 수박주스는 냉동 수박이나 착즙주스가 아니라 생수박을 그대로 갈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 대표 메뉴인 만큼, 봉화 수박이 어떤 음료로 재탄생할지 기대를 모은다.


김재홍 봉화군 공보팀장은 "봉화의 우수한 농산물이 기업과의 협업으로 이어지면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기업은 지역 상생 이미지를 얻게 된다"며 "앞으로도 기업과의 협업을 넓혀 지역 상생의 모범 사례로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황준오

현장의 작은 변화 속에서 지역의 미래를 읽는 보도로 봉화의 오늘과 내일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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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봄날의 햇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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