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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바퀴벌레당

2026-08-04 06:00

분노의 힘, SNS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확인하는 일이 최근 일어났다. 지난 5월15일, 인도 대법원장 수리야 칸트가 청년 실업자들을 향해 "일자리도 구하지 않는 바퀴벌레 같은 청년들"이라고 발언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인도 청년들은 격분하며 반발했고, 다음날 미국 보스턴 대학교에서 홍보학을 공부하며 구직 중이던 아비짓 딥케(30)는 인도의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을 풍자한 '바퀴벌레국민당(CJP)'이라는 가상 정당을 창당했다. 이에 동조하는 반응이 요원의 불길처럼 거세지면서 며칠 만에 1천만 명이 넘는 소셜미디어 팔로어가 생기는 등 돌풍이 일어났다. CJP는 이후 대규모 거리 시위에 나서 의·치대 입학시험(NEET) 문제 유출 등 부정행위에 10여 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태와 관련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7월25일 결국 프라단 장관은 사퇴해야 했다.


청년·소외계층을 향한 멸시와 프레임 씌우기가 촉발한 이번 사례는 권력층의 공감 능력 부재가 얼마나 치명적인 정치적 후폭풍을 가져오는지 잘 보여준다. 권력자와 정치인이 대중의 미디어 소비 패턴과 문화적 저항 방식을 읽지 못하면 순식간에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사회다. 정치는 거창한 슬로건이나 기존 정당 조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님을,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형성된 자발적 네트워크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권력을 견제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우리나라 정치인과 권력자들도 크게 깨닫는 바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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