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이 체감하는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대구의 폭염 대응 정책은 국내 우수사례로 평가돼 국제보고서에도 소개됐다. 정부가 2023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한 적응 커뮤니케이션에는 대구시의 폭염·도시열섬 대응계획과 재난관리 플랫폼 '안심하이소', 버스정류장 쿨링포그와 대중교통 정류장 냉난방시설 등이 지방정부 모범사례로 실렸다. 세계은행도 한국의 도시폭염정책을 분석하면서 대구의 중장기 대응계획과 취약계층 보호, 도시녹화, 폭염 취약성 지도 등을 지방정부 주요 사례로 소개했다. 이는 대구가 폭염 대응을 단기 시설사업에 그치지 않고 도시녹화와 수자원 활용, 취약계층 보호, 재난행정을 결합한 장기 과제로 추진해 온 결과다.
그 생태적 기반은 1996년 시작된 '푸른대구 가꾸기'에서 마련됐다. 대구시는 2006년까지 1천93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이후에도 도시공원과 생활권 녹지를 확충하며 도시 외곽 산림과 도심의 숲을 연결하는 도시바람길숲을 조성해왔다. 대프리카에 맞서 도시의 생태 기반 자체를 바꾸려 한 것이다.
하지만 올여름 40℃를 넘는 전대미문의 폭염 앞에서는 그동안의 대책이 한계에 직면한 느낌이다. 지금까지 도시녹화와 열섬 완화를 중심으로 한 정책이 '1세대 기후탄력성'이었다면, 이제는 극한기후를 전제로 도시 체질을 재설계하는 '2세대 기후탄력성'으로 진화해야 한다. 폭염 위험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도시 인프라와 건축 기준, 분산에너지 체계는 물론 시민의 노동과 야외활동 방식까지 40℃를 일상적 위험으로 가정해 다시 설계해야 한다. 대구시가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도시모델을 다시 한번 보여줄 때다. 박종문 논설위원
박종문
청류(淸流)와 탁류(濁流) 사이, 시대정신을 고민합니다. Navigating between the clear and the turbid, reflecting on the Zeitgeist.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