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주제 동요 가사 176곡 창작 및 동요대회 개최
도동 측백나무숲에 사비 들여 시비동산 조성
권대자 시인. <권대자 시인 제공>
"아이들의 마음에 자연과 사랑을 심고 싶어요."
85세의 나이에도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연을 노래하는 사람이 있다. 동시 시인 권대자씨다. 1993년 등단한 권씨는 30여 년이 넘도록 자연과 환경, 사랑을 주제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동아꿈나무아동문학대상을 수상하며 오랜 문학 인생의 결실을 맺기도 했다.
그에게 문학은 단순히 작품을 남기는 일이 아니다. 어린이들이 자연을 바라보고, 이웃을 생각하며, 자신의 마음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도록 돕는 일이 곧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권씨는 1993년부터 환경운동에도 참여해 샛강 살리기, 세제 줄이기,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등 생활 속 환경보호 운동을 실천해왔다. 그는 자연을 지키자는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세상은 자연'이라는 책을 비롯해 30여 년 동안 27권의 책을 펴냈다. 어린이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176곡의 동요 가사를 썼으며, 자연을 주제로 한 동요대회도 20년 동안 개최했다.
권씨의 활동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비동산'이다. 동구 도동 쪽에 살던 어느 날, 측백나무숲으로 소풍을 온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바위에 나무, 그것밖에 볼 게 없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에게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볼거리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어린이들이 읽기 쉬운 시를 자연 속에서 만나게 한다면 아이들이 숲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시비동산이다. 2007년 시비동산을 조성하기 시작해 지역 문인의 시와 현대시, 고시 등을 돌에 새겨 120여 기의 시비를 세웠다. 모든 과정에 자신의 사비를 들였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인성 가꾸기 동시공모전', '어린이 동시 공모전'을 열었다.
권씨는 "동시를 읽는 것은 잠시 멈춰 서서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곳인지를 깨닫는 것"이라며 "부지런한 발자국을 내딛고 이웃에게 정을 나누며 쓰레기를 줄이는 작은 실천을 통해 이웃사랑과 행복의 길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85세의 동시시인은 오늘도 어린아이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신이 평생 써온 시와 노래, 시비동산에 새겨진 한 줄 한 줄의 글을 통해 조용히 이야기한다. 자연은 우리의 삶이고,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며, 아름다운 세상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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