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미 달서아트센터 공연기획자
살면서 우리는 늘 무언가가 채워지기를 갈망한다. 충분한 지지와 애정, 혹은 성취와 같은 것들 말이다. 돌아보면, 무언가를 완성하는 힘은 풍족함보다는 때때로 찾아오는 결핍에서 기인한다. 충분히 받아보지 못한 사람이 작은 호의의 귀함을 더 잘 알고, 잦은 실패의 문턱을 넘나든 사람일수록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이다. 혼자 견뎌본 시간만큼 스스로를 일으키고 지키는 단단한 힘을 기르게 되기 때문이다.
공연 제작도 마찬가지다. 항상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조건에서 공연과 축제를 만들 수는 없다. 충분한 예산과 좋은 공간, 원하는 인력과 시간이 늘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부족한 조건을 이유로 일을 멈출 수 없다. 오히려 가진 것이 적을수록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할지 더 고민하게 된다. 우리 역시 부족한 조건 앞에서 막막했던 순간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결국 답을 찾아야 했다. 공간이 부족하면 공간을 다르게 쓰는 방법을 고민했고, 규모로 승부할 수 없다면 콘텐츠 자체가 기억될 방법을 찾았다. 남들이 하는 익숙한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모든 것이 차고 넘쳤다면 오히려 마주하지 못했을, 넉넉함과는 결이 다른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결과물들이 바로 그 부족함 속에서 피어났다. 부족한 여건 속에서 묵묵히 밀고 나간 무대들은 뻔하지 않은 차별성을 만들어냈고, 그 치열했던 고민의 흔적들은 고스란히 단단한 내공이 되어 돌아왔다.
나는 결핍을 단순한 아픔이나 결함으로만 치부하지 않는 사람을 애정한다. 그 빈자리를 스스로 이해하고, 나아가 좋은 것들로 채워내려 애쓰는 사람의 눈빛은 깊이가 다르다. 부족함을 경험했기에 몰랐을 것들을 비로소 깨닫고,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함부로 놓지 않는 그 사려 깊은 태도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공간을 결코 텅 빈 채로 남겨두라는 법은 없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히며 살아온 시간만큼, 그 자리는 분명 더 아름답고 선명한 색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러니 지금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당신이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준비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일으키고, 그 빈자리를 따뜻한 성취로 채워가는 모든 이들의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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