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주식 매매 거래 종결일이 연기된 가운데 향후 경영 매각 절차에 따라 80년 향토 유통기업의 향방이 다시금 갈릴 전망이다. 영남일보 DB
대구백화점(이하 대백)의 경영 매각 절차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식 매매 거래 종결일이 연기된 가운데 대백은 중도금 미지급 시 계약 자동 해제 및 계약금 몰수라는 강경 카드를 꺼냈다. 대백 부채가 3천억원에 육박해 거래 성사 여부에 따라 향토 유통기업의 향방도 갈릴 전망이다.
19일 대백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차 중도금 미납입으로 인한 계약 이행 변경 정정'에 따르면, 지분 매수자인 세경인베스트 측과 대백은 한번에 내기로 한 중도금 지급일을 분할 납부토록 계약을 변경했다. 중도금 80억원 중 10억원은 지난 18일, 나머지 70억원은 21일까지 완료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당초 25일인 거래 종결일은 내달 8일로 2주 연기됐다. 현재까지 인수자 측이 납입한 금액은 계약금 10억원과 1차 중도금 14억원, 2차 중도금 일부인 10억원까지 총 34억원이다
대백 측은 "매수인이 변경된 일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납부된 34억원은 위약금으로 귀속하고, 계약은 별도 통지 없이 자동 해제된다"고 밝혔다.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인수 협상을 무한정 끌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다.
계획대로 9월 8일까지 잔여 대금(119억원)이 지급되고 주식 인도까지 마치면 대백의 최대주주는 세경인베스트 측으로 변경된다. 이어 내달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이사진 선임과 상호 변경, 사업 목적 추가를 포함한 정관 변경 등이 추진된다.
인수자 측은 데이터센터 개발·비철금속 무역·신새쟁에너지 등을 사업목적으로 신설하는 안건을 제출하며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공개된 신규 이사진들은 이들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기존 백화점·유통 본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신사업 투자 및 부동산 개발 지주사로 체질을 전면 재편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잔금 완납 여부로 경영권 매각에 회의적 시각이 커진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 관계자는 "계약금과 1차 중도금에 이어 2차 중도금까지 분할 납부하는 정황은 인수 측의 자금 조달 여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대목"이라며 "21일 70억원 고비를 넘기더라도 내달 8일까지 남은 119억원의 잔금을 제때 납입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대구백화점은 2022년 본점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잔금 납입 미이행으로 무산된 바 있다. 제이에이치비홀딩스는 대백 본점 부지 및 건물(중구 동성로)을 매입키로 하고 계약금을 지급했으나, 잔금 납입 미이행으로 계약은 파기됐다. 2023년에도 차바이오그룹 등에서 인수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결과를 내진 못했다.
세경인베스트 측이 대구백화점 본점에 '일본 돈키호테 입점' 계획을 밝혔지만, 돈키호테 본사(PPIH)가 이를 부인하면서 지역사회에 신뢰를 잃었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대백 관계자는 "향후 계획은 대주주인 구정모 회장 결정에 따라 확정될 사안인 만큼 회사 측에서도 정확한 정보 확인이 어렵다"며 "몇 년째 매각 소문이 무성한 만큼 하루빨리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백은 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부채 총계는 2천91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0억원 늘었다. 상반기 매출(영업수익)은 243억원에 그쳤다. 본점 영업 중단 이후 수익 창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매달 막대한 금융 비용까지 누적되고 있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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