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포럼 논란에 지역 의원들 익명으로 반대 의사
유공자 명단 공개 취지 공감 속 독자 행보엔 우려
당내 일각선 중도층 표심 이탈 등 악영향 우려도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이진숙(대구 달성군) 의원을 두고 정치권에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대구·경북(TK)지역 일부 의원들은 징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영남일보가 TK 의원 8명을 대상으로 이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이란 주제의 공개 포럼을 연 것에 대한 징계 여부를 전화로 물어본 결과, 7명이 "징계는 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통화한 의원들은 모두 익명을 전제로 입장을 전했다. A 중진 의원은 "5·18 유공자들에게 세비가 투입되는 만큼 공개를 통해 투명하게 하자는 취지여서 징계는 무리"라며 "명단 자체가 성역화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B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징계에는 반대한다"면서도 "세미나 자체는 자제했어야 했다"고 언급했다.
C 재선 의원은 "5·18을 폄훼하려고 한 세미나가 아니라 유공자 명단 공개를 위한 세미나로 알고 있다"며 "징계까지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D 재선 의원도 "세미나 개최를 이유로 징계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했고, E 초선 의원은 "소요 사태 발언 등은 본인이 직접 한 말이 아니라 토론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한 것이어서 징계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F 재선 의원은 "당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징계까지는 가혹하다"고 했고, C 의원은 "(이 문제로) 대구 의원들이 갈라지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당내에서 반복되는 징계 논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G 재선 의원은 "자꾸 당에서 징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현재 여당이 실책을 범하고 있을 때 우리가 공격 수위를 높여야 하는데, (징계를 하면)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정회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들 의원은 이 의원의 독자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H 재선 의원은 "만약 부당하게 유공자로 지정받거나 부정한 부분이 있다면 사후에 정교한 입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식의 포럼을 개최하면 우리가 주장하는 '5·18 유공자가 누군지 확인하자'는 정당한 요구마저 묻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D 재선 의원은 "이런 세미나를 여는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고 우리 당에도 해가 된다"며 "저렇게 하면 호남이나 수도권 등 중도층에서 우리에게 표를 주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G 재선 의원도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당이 왜 있느냐. 무소속으로 혼자 하는 것이 낫다"며 "당 전체에 해가 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당시 포럼에서 기존의 5·18 역사 해석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일부 참석자들은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거나 전두환 신군부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에게 사퇴를 촉구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제명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대구 달성군의원들이 지난 18일 기자회견문을 내고 "달성군민의 선택을 짓밟는 정치 탄압"이라며 집단 엄호에 나섰다. 이들은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국민이 선택한 국회의원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장태훈
서울 정치부에서 국회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