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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 토픽] 영덕에서 해녀체험 해볼까

2026-08-21 06:00

낮 최고 40도까지 오르며 유독 숨막히게 더웠던 이번 여름, 우리가족은 주말마다 더위를 피해 포항, 영덕, 울진을 잇는 경북 동해안을 찾았다. 남편과 아이는 얕은 물가에서 물놀이와 모래놀이에 빠진 사이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들고 바다로 향했다. 바닷물 속에 몸을 담그니 기분 좋은 서늘함이 폭염과 일상 속 스트레스를 단숨에 씻어내는 듯했다.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긴 채 얼굴을 넣고 바닷속을 들여다보던 중 재밌는 상상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 나도 해녀가 돼보고 싶다'. 남편에게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해녀로 살고 싶다"하니, 해녀체험을 해보라고 했다.


상상인 줄로만 알았는데 SNS에서 해녀체험은 이미 '세상 힙한' 액티비티였다. SNS에는 아이들도 전통 해녀 복장을 하고 테왁을 들고 해녀체험을 하는 영상이 가득했다. 포항, 영덕 해변에서 진행중인 해녀체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물질이 경북 어촌마을의 이색 관광상품이 돼 있던 것이다. 영덕의 한 해녀체험은 최근 2차 참가자 모집이 오픈 10분도 안돼 선착순 20명이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젊은 세대와 가족단위 여행객의 치열한 경쟁을 유발한 비결은 생생한 로컬 스토리와 미식의 결합에 있다. 해녀들에게 바다이야기를 듣는 것은 물론 물질 후에는 자연산 돌미역국과 전복죽, 뿔소라 비빔국수로 정성껏 차려진 '해녀 어무이표 바다 한 상'을 든든하게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해수욕 수준을 넘어 어촌의 고유한 문화와 손맛을 오감으로 즐기도록 한 것이다.


이같은 성공사례는 지자체가 나아가야 할 관광정책에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최근 경북도는 고령화된 어촌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관광 어업 육성'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머물고 싶은 어촌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해녀문화를 단순 어업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과 미식 관광을 엮어 해양 관광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시도다. 지역 협동조합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어 기획력을 더한다면, 쇠락해가는 어촌 경제를 되살리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찾고, 사랑받는 지역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으려면 단단한 기획이 우선돼야 한다. 바로 안전과 생태계 보호다. 경북도가 유어장을 기존 3곳에서 20곳으로 대폭 확대해 건전한 해양생태 체험을 유도하려는 계획도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기상 악화 시 엄격한 통제 매뉴얼과 초보자를 위한 수심별 교육지침이 꼼꼼하게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의 질서 안에서, 척박한 자연을 맨몸으로 견뎌낸 해녀들의 숭고한 숨결을 체험하는 일. 철저한 안전망과 지자체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경북 동해안의 물질체험은 매년 여름 대한민국 피서객을 불러모으는 해양 킬러콘텐츠로 자리 잡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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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현상의 이면을 짚어내는 지혜로운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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