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수성교~사월교 GPR 탐사 현장 동행
시속 30km 서행하며 전파 파동 활용 스캔 작업
“심도 한계 존재…공사장 등 다각적 점검 병행돼야”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달구벌대로 지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탐사 작업이 한창이다. 수성구청이 관내 도시철도 2호선이 지나는 수성교~사월교 전 차로(총연장 110㎞)를 대상으로 지반탐사(GPR·Ground Penetrating Radar)를 벌이는 현장이다. 영남일보가 첨단 장비를 탑재한 차량에 직접 탑승해 도로 밑 숨은 위험을 찾아내는 현장을 동행했다.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수성교~사월교 GPR 탐사용 장비 재원. 수성구청 제공
◆저속 운행하며 훑는 달구벌대로 지하
지난 20일 수성구청 인근의 달구벌대로 10차선 도로 한복판. 비상등을 켠 하얀색 1t 화물차량이 시속 20~30㎞ 남짓의 느린 속도로 이동했다. 차량 후면 적재함에는 노란색 점멸 화살표와 함께 '저속차량', '도로탐사'라는 대형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차량 내부는 단말기와 모니터로 가득했다. 형광 안전조끼를 입은 엔지니어가 모니터 속 회색조 파동 그래프를 주시했다. 한 화면에는 전·후·측방 카메라 4대의 영상과 고정밀 GPS 정보가 연동됐고, 다른 화면에는 2D·3D 레이더 파동 신호가 실시간으로 갱신됐다.
대구 수성구청은 달구벌대로 지하 안전 확인을 위해 GPR 탐사를 추진 중이다. 각종 단말기와 모니터로 가득한 GPR 탐사 차량 내부 모습. 최시웅기자
차량 화물칸 하부에 밀착된 적재함 뚜껑을 열자 첨단 장비가 나타났다. 22개 채널의 스웨덴산 안테나 모듈이 전파를 주고받는다. 차량과 시스템을 합쳐 10억원에 달하는 이 장비가 도로 통제나 굴착 없이 서행 운행만으로 지층을 스캔하고 있었다.
탐사를 맡은 <주>가람엔지니어링 이기현 대리는 "GPR의 원리는 전파 밀도 차이"라며 "전파가 흙이나 아스팔트를 통과할 때는 일정하게 진행한다. 반면, 지하수 누수나 토사 유실로 생긴 빈 공간(공동)을 만나면 반사파가 일어난다. 이것이 모니터에 포물선 신호로 찍힌다"고 설명했다.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수성교~사월교 GPR 탐사를 진행 중인 <주>가람엔지니어링 이기현 대리가 장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최시웅기자
◆"2m 넘으면 신호 간섭"…만능 아닌 사전 예방 도구
다만, GPR 탐사는 모든 지반 사고를 막을 '만능열쇠'가 아니다. 탐사 심도에 한계가 있다. 이동식 장치가 스캔할 수 있는 깊이는 보통 1~2m 내외. 이를 넘기면 데이터 신뢰도가 떨어진다. 지하 매설물(상하수도·가스·통신관 등)도 신호 구분을 어렵게 한다.
탐사 주기와 공동 형성 속도 간 시차도 문제다. 관련법상 5년에 1회 이상 GPR 탐사를 실시하지만, 대형 공동은 단 수주 만에도 만들어진다. 굴착 공사장 여파로 토사가 순식간에 유실된 서울 강동구 명일동이나 연희동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구 수성구청이 진행 중인 달구벌대로 수성교~사월교 GPR 탐사의 공동 대응 기준. 수성구청 제공
현장에서 체감한 가장 큰 변수는 기상과 도로 조건이었다. 전파 특성상 노면에 물기 등 액체가 있으면 전파의 50% 이상이 튕겨 나간다. 실제 이날도 대구 도심 특유의 '클린로드' 살수로 도로가 젖어 있었다. 해당 지점을 지나자 그래프 상에 전파 투과 심도가 급격히 얕아지는 현상이 포착됐다. 여름철 아스팔트 지열로 컴퓨터가 과열돼 뻗는 일도 일상다반사라고 한다.
이 대리는 "GPR은 2m 이내의 미세한 상하수도 누수나 다짐 불량으로 생긴 소형 공동이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전 사전에 찾아내는 예방적 도구"라며 "공사장 주변 급격한 토사 유출 등 특수 상황은 지자체와 시공사의 합동 점검 등 다각적 관리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성구청 정지훈 도로보수팀장은 "선제적으로 대로변 안전 데이터를 축적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려는 노력"이라며 "수집된 데이터는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공유하는 '지하공간통합지도(JIS)'에 등록돼 향후 도시 관리 기초자료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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