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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 창] 지역 연계 산업 진로 체험, 마을 학교로 활성화해야

2026-09-02 06:00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대구교육청은 방학 기간 고등학생 대상으로 '지역 연계 신산업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바이오 헬스케어, 자율 주행과 모빌리티, 해킹과 보안, 패션디자인 마케팅, 뮤지컬, 한방 의료, VR·로봇공학, 국제 무역, 경제·금융, 언론·영상 등 11개 분야에 40개 고등학교 374명 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접하기 어려운 신산업과 전문 분야를 경험하며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탐색했다.


학생들은 산업현장을 직접 보고 전문가를 만나 관련 기술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에 관한 설명도 들었다. 새로운 직업 세계를 접하면서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생각해 보고, 궁금한 점은 거침없이 질문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갔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것은 마을이 하나의 학교가 되었다는 점이다. 대학의 전문 지식과 산업현장의 기술, 지역기관/단체의 시설과 인적 자원이 청소년 진로 교육의 한 부분을 맡아주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학생들은 지역에 어떤 기업과 관련 학과, 전문기관/단체가 있으며 그 안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 지역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 분야와 전문 인력이 적지 않다. 학생들이 이러한 현장과 그 산업 분야의 가능성을 보면서 '나도 이 지역에서 꿈을 펼쳐볼 수 있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역 연계 진로 체험은 '지역 인재가 지역의 미래와 만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한편 기업이 학생들에게 산업 현장을 개방하는 데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안전사고 위험과 업무 차질, 산업 보안 문제, 체험 공간과 전문 교육 인력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현장 전문가는 해당 분야의 지식은 풍부하지만, 학생 수준에 맞게 활동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학교와 운영기관은 사전 교육을 강화하고 강사비를 지원하는 등으로 기업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러니 학생 방문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기 어렵다.


그래서 진로 체험을 활성화하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교육부의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제'는 인증마크 부여, 기관 홍보, 프로그램 컨설팅 등의 혜택을 제공하지만,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인건비와 부대 비용 등을 보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이 실질적으로 어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가칭 '청소년 진로교육 기여 비용 세액 공제'를 신설하여 강사 인건비, 실습 재료비, 프로그램 개발비, 안전관리 비용 등을 일정 범위에서 세금을 공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의 선의와 사회 공헌 의지에 의존하는 진로 체험 학습은 지속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청도 일회성 체험을 지속적인 탐구로 연결해야 한다. 관심 분야별 동아리와 공동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지역 전문가를 멘토로 연결한다면 하루짜리 체험도 실질적인 진로 설계 과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성과 역시 참여 학생 수보다 학생의 자기 이해가 깊어졌는지, 후속 탐구나 과목 선택으로 이어졌는지를 중심으로 살펴야 한다.


마을이 학교가 된다는 말은 단순히 교육 장소를 학교 밖으로 옮긴다는 뜻이 아니다. 지역의 지식과 기술, 시설과 사람을 교육적으로 연결해 청소년에게 더 넓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학교와 대학, 기업, 기관이 전문성을 공유하고 학생이 경험을 통해 미래를 설계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진로 교육이 된다. 지역 연계 프로그램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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