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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드 갈등의 땅, 주민소득 만드는 ‘햇빛발전소’로

2026-09-01 21:19

성주 소성리 3.7㎿ 주민태양광사업 본궤도…사업비 50억원 규모
한수원 참여 후 6개월 만에 인허가·한전 선로 확보…10월 착공 목표
수익은 협동조합 통해 배분…“착공하면 주민 집회도 멈추겠다”

지난 28일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소성리 마을태양광 관계기관 합동회의가 열린 가운데 소성리 마을주민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지난 28일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소성리 마을태양광 관계기관 합동회의가 열린 가운데 소성리 마을주민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10년 가까이 대립과 충돌을 겪어온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사드기지 일대에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고, 발전 수익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소성리 주민태양광 발전사업'이 인허가와 한전 선로 확보를 마치면서 본격적인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 국가 안보정책으로 불편과 피해를 감내한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사업 대상지는 초전면 소성리 797번지 등 9필지로, 전체 면적은 2만7천556㎡다. 발전 규모는 3.7㎿이며 경북도가 2.8㎿, 성주군이 0.9㎿ 규모의 발전사업을 각각 허가했다. 총사업비는 5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사업은 소성리 주민들로 구성된 소성리주민태양광<주>과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국유재산 사용허가 기간은 10년이며 두 차례 연장을 통해 최장 3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성주군은 지난달 28일 군청 문화강좌실에서 '소성리 주민태양광 관련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사업 추진 상황과 남은 과제를 점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한 이날 회의에는 소성리협동조합과 국방부, 경북도, 성주군, 한국에너지공단 등 관계기관 관계자 18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수원 자금 조달과 한전 계통 접수, 미군 측 협의, 국유재산 사용허가 변경 등 착공 전 마무리해야 할 현안을 논의했다.


소성리 주민태양광사업은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방부가 사드기지 운영에 따른 주민지원 방안으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약속했지만, 국방부가 발전사업을 직접 시행할 수 없다는 법률 검토 결과가 나오면서 별도의 사업 주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주민들의 불신도 커졌다. 주민들은 지난해 6월부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매주 사업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왔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국방부 청사 앞까지 찾아가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올해 3월 한수원이 사업 참여를 결정하면서다. 공기업인 한수원이 사업 시행과 자금 조달에 참여하면서 장기간 표류하던 사업은 6개월여 만에 인허가와 한전 선로 확보 단계까지 진전됐다.


성주군과 소성리협동조합, 한수원은 국방부와 경상시설단을 찾아 사업 추진을 촉구하고 주민 청원서를 전달했다. 이어 경북도와 환경당국,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국유재산 사용허가와 발전사업허가, 개발행위허가를 받아냈다. 전력구입계약을 체결해 태양광발전소 운영에 필수적인 한전 계통 연계 용량도 확보했다.


지난 28일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소성리 마을태양광 관계기관 합동회의가 열리고 있다. 성주군수 제공

지난 28일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소성리 마을태양광 관계기관 합동회의가 열리고 있다. 성주군수 제공

현재 소성리의 태양광사업 대상 가구는 약 50가구이며 협동조합에는 주민 46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발전소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협동조합으로 들어간 뒤 관리비 등을 제외하고 조합 내규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현금으로 배당될 예정이다.


전용완 성주군 도시계획과 도시재생팀 팀장은 "구체적인 배당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발전소 최종 설계와 사업비 조달 방식, 실제 발전량과 전력 판매수익 등이 결정돼야 정확한 수익 규모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수원이 주민 사회공헌 성격을 고려해 참여한 만큼 일반적인 주민참여형 태양광사업보다 주민에게 돌아가는 수익 비중이 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구당 월 50만원 안팎의 수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는 공식적으로 산정된 금액은 아니다. 최종 배당 규모는 설계와 수익 분석을 거쳐 확정해야 한다.


사업 초기에는 주민 사이에서도 수익 배분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있었다. 출자 규모에 따라 배당액이 달라지는 차등 배분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협동조합 내규가 마련되면서 현재는 관련 갈등이 상당 부분 정리된 상태다. 태양광사업 자체에 반대하는 마을 주민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석주 소성리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방부가 약속한 사업이 2023년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한수원이 참여를 준비하면서 최근 6개월 사이 빠르게 진행돼 다행"이라며 "남은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전화식 성주군수가 지난 28일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소성리 마을 태양광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소성리 마을 주민들에게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전화식 성주군수가 지난 28일 성주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소성리 마을 태양광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소성리 마을 주민들에게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소성리에서 이어지는 집회의 성격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소성리 주민들은 사드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국방부가 약속한 주민지원사업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진밭교 일대에서 진행되는 사드 반대 집회에는 외부 단체 등이 사드배치반대를 이유로 참여하고 있다.


소성리 주민들은 태양광발전소 공사가 실제로 시작되면 국방부의 약속 이행을 촉구해 온 주민 집회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발전소 착공이 단순한 사업 시작을 넘어 정부와 주민 사이에 쌓인 불신을 완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수원은 오는 9월까지 출자와 융자를 결합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공주도 탄소중립 집단태양광<주>의 출자와 신한자산운용의 융자를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오는 10월 시공사를 선정해 착공하고 2027년 상반기 중 발전소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날 국방부도 주요 인허가가 마무리된 만큼 착공까지 남은 미군 측 협의와 국유재산 사용허가 변경 등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주군 역시 관련 행정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전화식 성주군수는 "'안 되는 이유'보다 '되는 방법'을 먼저 찾는 적극행정이 필요하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소성리 주민들의 오랜 갈등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선다고 사드 배치 과정에서 주민들이 겪은 상처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민 배당액과 운영비, 출자에 따른 배분 기준 등도 최종 설계 이후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주민들에게 한 약속을 실제 사업으로 이행하고, 발전 수익이 주민들의 삶에 지속해서 보탬이 된다면 소성리는 갈등의 상징에서 상생의 모델로 변할 수 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착공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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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철

지역의 변화와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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