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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대, 미국서 TK경제의 길을 묻다 ⑥] 글로벌 혁신 플랫폼 Plug and Play에서 배우는 ‘연결의 힘’

2026-09-13 10:12

기업·대학·투자자 촘촘히 잇는 실리콘밸리
“대구·포항·부산 하나의 경제권으로 봐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Plug and Play 건물 전경.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Plug and Play 건물 전경. 정지윤 기자

'코스피 시대'가 열렸지만 자본시장의 성장 효과가 지역으로 얼마나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증시 상승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주도하면서 지역 기업들이 체감하는 온도차는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자본시장의 성장 효과가 지역으로 확산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지역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잡고 성장할 수 있는 대구경북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찾을 수 있는 답 중 하나는 '연결'이다. 실리콘밸리는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팔로알토, 마운틴뷰, 서니베일 등 여러 도시가 연결돼 있다. 또 기업, 대학, 투자자, 인재도 촘촘하게 이어지며 하나의 혁신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대구경북 역시 개별 기업에 자금과 공간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투자자, 고객, 대학, 글로벌 시장과 연결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과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Plug and Play 내부 전경. 기업 관계자 등이 로비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Plug and Play 내부 전경. 기업 관계자 등이 로비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Plug and Play 내부 벽면에 함께한 글로벌 기업과 기관들의 로고가 걸려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Plug and Play 내부 벽면에 함께한 글로벌 기업과 기관들의 로고가 걸려 있다. 정지윤 기자

Plug and Play 내부의 개방형 사무공간. 칸막이를 최소화한 공간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업무를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Plug and Play 내부의 개방형 사무공간. 칸막이를 최소화한 공간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업무를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대구경북 벤처투자, 신산업도 수도권 쏠림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대구경북은 최근 로봇, 미래모빌리티, 이차전지 등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산업구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기업 성장에 필요한 벤처투자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 신산업 분야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대 신산업 분야 벤처투자액은 총 5조2천14억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이 2조6천41억원으로 전체의 약 50.1%를 차지했다. 경기는 1조3천939억원(약 26.8%), 인천은 1천122억원(약 2.2%)이다. 수도권을 모두 합치면 4조1천102억원으로 전체의 약 79.1%다. 반면 대구는 784억원으로 전체의 약 1.5%, 경북은 833억원으로 약 1.6%에 불과하다. 대구경북을 합쳐도 1천617억원으로 전국의 약 3.1% 수준이다. 수도권 투자액은 대구경북의 25배를 넘었다.


소반 카니(Sobhan Khani) Plug and Play President & Partner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 사무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소반 카니(Sobhan Khani) Plug and Play President & Partner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 사무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Plug and Play 건물 야외 공간에 빨강, 파랑, 초록색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곳에서 창업가, 투자자 등의 만남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도 해 기적의 우산이라고 불린다. 정지윤 기자

Plug and Play 건물 야외 공간에 빨강, 파랑, 초록색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곳에서 창업가, 투자자 등의 만남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도 해 '기적의 우산'이라고 불린다. 정지윤 기자

Plug and Play 내부에 마련된 Pavilion 공간.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제품과 기술을 직접 살펴보고 교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업무 공간이 조성돼 있다. 정지윤 기자

Plug and Play 내부에 마련된 'Pavilion' 공간.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제품과 기술을 직접 살펴보고 교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업무 공간이 조성돼 있다. 정지윤 기자

◆"투자금보다 중요한 건 누구와 연결되느냐"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Plug and Play'. 입구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기업과 기관들의 로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페이팔(PayPal), 비자(Visa), 인텔(Intel), SAP, 월마트(Walmart), 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대구시를 비롯해 부산시,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 천안시 등 국내 기관들의 이름도 자리하고 있었다. 회사 내부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였다. 칸막이 없이 책상이 이어진 개방형 사무공간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했다. 한쪽에는 기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전시하고 사람들이 오가며 교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건물 한쪽 야외 공간에는 빨강, 파랑, 초록색 파라솔 아래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단순한 휴게공간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창업가, 투자자,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 식사하며 나눈 이야기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기적의 우산'이라고도 불린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쉽게 만나고 연결되는 환경은 실리콘밸리의 경쟁력 중 하나다. 소반 카니(Sobhan Khani) Plug and Play President & Partner는 "실리콘밸리에는 스탠퍼드 등 명문대학의 인재들이 있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여기에 벤처투자 자본, 수많은 성공 사례, 실패를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결합돼 있다"고 말했다.


Plug and Play 역시 '연결'을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 액셀러레이팅과 직접 투자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투자자, 글로벌 기업, 정부, 대학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글로벌 혁신 플랫폼'인 Plug and Play는 AI, 반도체,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해 기업, 투자자, 시장을 연결하고 있다. 카니 President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은 스타트업을 위한 연결을 만드는 것이다"면서 "중요한 것은 투자금 규모가 아니라 누구를 그 스타트업 옆자리에 앉혀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수도권에 비해 투자 기반이 부족한 대구경북도 기업을 어떻게 외부와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역에서 기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자, 고객, 대기업, 글로벌 시장을 만날 수 있는 연결망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이 가진 산업적 강점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니 President는 "혁신은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열려 있어야 한다. 모든 도시와 국가는 저마다 강한 산업 분야를 가지고 있다"면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자동차 산업에 초점을 맞췄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핀테크에 집중했다. 지역의 대표 산업을 중심으로 젊은 창업가를 지원하면 그 생태계가 인접 산업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AI 시대에는 사람을 연결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좋은 창업가와 CEO는 결국 좋은 이야기꾼이다. 고객, 직원,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AI가 코드의 상당 부분을 작성하는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킴(Jeffrey Kim) Plug and Play Corporate Partnership Manager가 OUR UNICORNS(우리의 유니콘) 벽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제프리 킴(Jeffrey Kim) Plug and Play Corporate Partnership Manager가 'OUR UNICORNS(우리의 유니콘)' 벽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대구만 따로 보지 말고 하나의 큰 경제권으로"


"대구만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제프리 킴(Jeffrey Kim) Plug and Play Corporate Partnership Manager는 대구경북이 혁신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조건으로 '지역 간 연결'을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역시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프리는 "창업가, 기업, 투자자들은 '행정구역'에 집중하지 않는다.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를 본다. 대구 역시 대구만 놓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대구, 포항, 부산 등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구의 인재와 산업, 포항의 제조 역량, 부산의 항만 등을 하나로 묶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시의 연결만큼이나 '접근성'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창업 공간을 외곽 산업단지 등에 조성하기보다 교통 접근성이 높은 도심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 제프리는 "창업가들은 외진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대구에서 창업 공간을 만든다면 동대구역 주변을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이라며 "기차를 타고 바로 올 수 있고 서울과 부산에서도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혁신에서 접근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도심의 상징적인 공간을 새로운 창업 거점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제프리는 "대구백화점과 같은 상징적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 투자자, 대학, 액셀러레이터, 기업을 한곳에 모을 것이다"면서 "1층은 행사장, 2층은 스타트업 사무실, 3층은 시제품 제작 공간, 4층은 투자자와 기업이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위층에는 창업가를 위한 주거 공간을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제프리는 지역의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핵심은 '인재'라고 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도 결국 사람을 끌어오는 경쟁이다"면서 "도시들이 창업가를 지원한다며 건물을 먼저 짓는다. 그러나 건물이 혁신을 만들지는 않는다. 혁신은 사람이 만날 때 만들어진다. 대구에 조언한다면 건물을 먼저 짓기보다 사람을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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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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