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920020179562

[TALK&TALK] “치킨·맥주 곁들인 ‘카르멘’…공공성·대중성으로 오페라 문턱 낮췄다”

2026-09-20 15:38

■ 이경재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예술감독 인터뷰
100여 편 오페라 연출한 전 서울시오페라단장
지역 공연장과 협력해 대구 전역서 작품 선봬
첫 야외 개막 공연…반응 따라 프로그램 확대
차세대 관객·연주자 함께 성장하는 기회 되길

이경재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예술감독은 올해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오히려 대구 전역으로 축제의 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본인 제공

이경재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예술감독은 "올해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오히려 대구 전역으로 축제의 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본인 제공

올해 가을에도 대구는 오페라로 물든다. 다만 오는 10월2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변수를 안고 출발했다. 지난 5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거점 기관 없이 축제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난 4월, 예술감독으로 이경재 전 서울시오페라단장이 급히 지휘봉을 잡았다. 통상 전년도에 축제 준비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던 상황. 하지만 그는 국립오페라단·예술의전당 등 국내 주요 무대를 비롯해 100여 편의 오페라를 연출해 온 전문가다. 특히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부터 꾸준히 작품을 선보였고, 인재 양성 사인 '오펀스튜디오'에 참여하며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이 감독은 탄탄한 내공을 바탕으로 이번 축제를 준비하며 "대구는 서울 못지않은 탄탄한 문화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지난 20여 년간 다져온 국제적 네트워크가 있어 짧은 준비 기간에도 훌륭한 작품들을 초청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사무실에서 이 감독을 만나 올해 축제의 준비 과정과 방향성,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도시 확장형 축제'로 진행된다.


"올해 축제의 방향성은 '공공성'과 '대중성'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오히려 대구 전역으로 축제의 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역 곳곳의 공연장들과 긴밀히 협력해 오페라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생활권에서 공연을 선보여 대구가 더 활기찬 '오페라의 도시'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각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분에 준비 과정도 수월했다."


▶올해 슬로건인 '브라보 대구, 비바 오페라'는 어떤 의미인가.


"대구가 지난 23년 동안 오페라에 쏟은 시간과 노력에 대해 '잘했다'며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간의 노력이 있었기에 '브라보(잘한다)'를 외칠 수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오페라의 터전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브라보 대구, 비바 오페라를 슬로건으로 올해 23회째 열리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카르멘 공연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브라보 대구, 비바 오페라'를 슬로건으로 올해 23회째 열리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카르멘' 공연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개막 공연은 축제 사상 처음으로 야외에서 선보인다.


"탁 트인 야외 공간에서 치킨과 맥주를 곁들여 오페라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 초기에 야외 공연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공식 축제 작품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내 극장이 한 회당 1천500명을 수용했다면, 야외 오페라 콘서트로 진행되는 공연은 1만명 이상의 훨씬 많은 관객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공공성'도 고려했다. 물론, 야외 관람은 실내와 집중도가 다르기 때문에 대중적인 아리아와 쉬운 스토리라인을 지닌 '카르멘'을 선택했다. 당일 무대에서는 오케스트라를 무대 위로 올리고 핵심만 내실 있게 보여줄 예정이다. 관객들의 호응이 좋다면 야외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축제 방향성에 맞춰 어떤 작품들을 준비했나.


"국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는 가족 관객을, 7개국의 젊은 성악가 7명이 참여하는 '투란도트'는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 아울러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을 한국 농촌 배경으로 번안한 '양촌리 러브 스캔들'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들로 구성했다. 폐막작으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제작 오페라인 '미인'을 올린다. 작곡가부터 성악가까지 지역 예술인들을 주축으로 하는 작품으로, 완성도를 높여 자신 있게 내놓았다.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신윤복의 '미인도'를 모티브로 삼아, 대구의 예술가들이 만든 수준 높은 한국 창작 오페라인 점이 유의미하다. 역시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작 오페라인 '코리아 콘체르토'도 쇼케이스 형태로 선보인다. 전쟁 중에도 바흐의 음악이 들렸다던 1950년대 대구를 배경으로 한다."


▶문체부 지원사업 선정으로 지난해 처음 열린 '대구 글로벌 오페라 마켓'의 규모도 커졌다.


"약 5일간 진행되며 전반부 3일은 차세대 성악가들을 위한 '영아티스트' 프로그램, 후반부 2일은 오페라 전문가들이 모이는 포럼 및 마켓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대구국제오페라유통마켓'에서 지난해에는 기존에 교류하던 해외 극장을 주로 초청했다면, 올해는 일본 등 그간 교류가 없던 기관과 서로 알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마다 오페라의 강점이 다른데, 올해 축제를 시작으로 추후 극동아시아의 오페라 현 주소를 진단해 볼 계획이다."


▶축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


"단순히 우수한 작품을 선보이고 끝나는 것이 아닌, 차세대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돼야 한다. 또한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네트워킹 및 단합을 이끌어, 대한민국 오페라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나아가 대구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오페라를 즐기며 풍성한 문화적 선택지를 누린다면, 지역 문화 발전에도 실질적인 기여가 될 것이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오페라가 관객들 마음속 '향기'로 남아, 언젠가 다시 오페라를 봤을 때 반가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기자 이미지

정수민

공연장 지박령. 지역의 문화·예술 이야기를 구석구석 전합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생활/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