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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칼럼] 한동훈의 극한 언어구사

2026-09-21 06:00

김승원 후보자 논란 와중에
명예훼손 한동훈, 무혐의 처분
한 의원의 독한 언어 프레임
‘민주당 오빠들’, 확전을 염두
김 사퇴 불구, 2라운드 예고

박재일 논설실장

박재일 논설실장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16일 한동훈 의원(부산 북구)이 서울 수서경찰서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혐의 내용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쌍방울을 통한 북한 거액 송금은 방북 대가'라고 한 의원이 발설한 게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인지를 다투는 것이다. 경찰은 1년을 끌다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법원도 인정했듯이 북한에 건너간 돈은 이재명 방북 대가가 맞다"고 했다. 이 사건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가 지난해 9월 고발하면서 발단됐다. 이제 '이 대통령의 방북 대가'를 누가 운운해도 명예훼손은 법적으로 어렵게 됐다. 민주당은 긁어 부스럼을 하나 더 키운 듯하다.


지난 몇 주 동안 한동훈은 국회를 휘젓고 다녔다.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기자회견에다 SNS 말폭탄을 수시로 투하했다. 표적은 대통령의 김승원 법무장관 내정이다. 한동훈은 일당백 칭호를 얻었다. 국민의힘 100명 의원보다 낫다는 은유다. 한동훈은 묘한 작명(作名) 프레임을 만들었다. '오빠 독약 로비'다. 김승원 후보자가 '보고 싶어 죽겠다'는 여성 브로커를 통해 신약 임상 승인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여성 브로커는 김승원 의원을 오빠라고 줄기차게 불렀다. 오빠 독약 로비는 거의 대명사가 됐다. 국무총리실 과장(부이사관)이란 자가 한동훈 기자회견장에서 일반인이라며 질문을 던진 기괴한 장면도 이즈음 탄생했다.


물론 집권여당이 가만있을 리 없다. 대장 격인 김민석 대표가 직접 나섰다. '한동훈 아웃'이라고 흘렸다. 한동훈 위에 이진숙 의원 이름을 올렸다. 이진숙 아래로 본다는 야유가 담겼을 법하다. '국회의원 자격 정지, 윤석열과 배다른 형제'라고 프레임을 씌웠다. 그러자 한동훈이 '김민석 당신'이라고 응수했다. 확전이다. '당신은 그럴 자격이 없다. 5·18 전야제에 룸살롱에서 술 먹고...9억 받아먹고. 스폰서 매관매직하고. 이건 사실이니까 명예훼손도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의 의원들은 한동훈을 정치검찰, 조선제일관종(關種)이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한동훈 특유의 작명이 또 사출됐다. '민주당 오빠들'이다. 기시감이 있다. 김남국 의원의 '현지 누나, 훈석이 오빠'다. 민주당은 '오빠 문화'가 있을 법하다는 상상력을 국민에게 불어넣는다.


전후 사정을 알려면 시간이 들더라도 풀영상을 봐야 한다. 밤늦게 유튜브로 한동훈 기자회견을 돌려보다 살짝 놀랐다. "이빨을 뽑아버리겠다"고 했다. 전후 맥락은 이렇다. "쥐가 죽은 독약을 먹은 국민...주가조작 피해 입은 국민...차라리 나를 물어뜯어라. 그러면 그 이빨 내가 다 뽑아주겠다"는 게 비교적 정확한 워딩이다. "물지도 못하면서 짖지나 말라"는 말도 나왔다.


기자가 '한동훈 화법'이 거칠다는 평가가 있다고 질문했다. 그가 반문했다. "상대에 따라 다른 화법을 구사해야 한다". 자신은 국민 대신 이전투구 진흙탕에서 구를 용의가 있다고. 그는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 여부를 불문하고, 전선을 넓히는 전략을 도모한 듯하다. 이슈를 길게 가져가겠다는 뜻이다.


김 법무장관 후보자가 결국 사퇴했다. 김 전 후보자는 사퇴에도 불구하고 '한동훈의 짜깁기 전모를 밝히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민주당은 한동훈이 수사받을 차례라고 퍼부었다. 한동훈의 극한 언어 구사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정치는 종종 치열한 단어와 문장이 교환될 때 진실이 발견되기도 하는 영역이다. 민주당 오빠 프레임, 아무래도 오래갈 듯하다. 매설 기뢰처럼. 행여 한쪽이 긁어 부스럼을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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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30년 현장 경험을 자양분 삼아 사설과 칼럼을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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