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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독점 깨는 ‘K-LFP’…지역 2차전지 소재社, 글로벌 공급망 재편 선봉

2026-09-2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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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1조742억·엘앤에프 1천600억 수주 쾌거… 양산 체제 가동 ‘속도’
IRA·CRMA 뚫는 ‘비중국 LFP’… 수주전 우위
EV 캐즘 돌파구는 ‘ESS’… AI 데이터센터 특수
셀 업계, 유휴 라인 ESS로 발 빠른 전환… 수익성 방어 ‘성공’
고밀도 기술로 中 저가 맞불… 폐배터리 생태계 거점 확보

엘앤에프플러스 전경. 엘앤에프 제공

엘앤에프플러스 전경. 엘앤에프 제공

지역 글로벌 2차전지 소재 기업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이 잇달아 SK온과 대규모 LFP(리튬 인산·철)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비중국 LFP 시장 선점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고밀도 기술로 중국산과의 품질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선제적인 대규모 수주 물량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지형 재편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 SK온에 LFP 공급 잭팟


국내 양극재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의 잇단 LFP 공급 계약을 통해 확고한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엘앤에프는 SK온과 약 1천600억 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 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엘앤에프는 앞서 국내 최초로 LFP 양극재 생산라인의 시생산품을 출하하며 시장 진입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최근 개최한 '2026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NCM(니켈·코발트·망간)과 LFP 두 가지를 모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글로벌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SK온과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1조742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를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협의에 따라 계약 기간을 2031년까지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공급하는 유일한 소재 기업으로 등극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공장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치고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고객사 수주에 맞춰 라인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 IRA·CRMA 장벽 극복


생성형 AI 제작

생성형 AI 제작

국내 기업들이 LFP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비중국 LFP 공급망 구축이 급부상하면서다. 비중국 LFP 공급망 구축에는 강화된 글로벌 통상 규제와 전기차(EV) 시장의 수요 변화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해외우려기관(FEOC/PFE) 규정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은 중국산 핵심 광물 및 소재를 사용한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 차등 및 제재를 적용한다.


실제 미국 전기차 시장은 세액공제 혜택 조기 종료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월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7% 감소한 8만 1천대에 그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됐다. 완성차 업체(OEM)들은 보급형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보장하기 위해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리고 있으나, 중국산 공급망에 의존할 경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


반면 중국을 배제한 비우려기관(Non-PFE) 공급망과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은 중국 업체 대비 원가가 다소 높더라도 북미 및 유럽 시장 내 수주 경쟁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우철 포스텍 교수(신소재공학과)는 "줄어드는 보조금과 고가 배터리에 대한 가격 부담을 고려할 때 가성비와 안정성을 갖춘 LFP 채택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국내 기업의 비중국 LFP 양산 체계 구축은 향후 1~2년 내 대규모로 밀려올 중국산 LFP의 시장 독점을 방어하는 핵심 차단막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EV 캐즘 넘어 'AI 데이터센터 ESS'로 수익성 돌파


LFP 배터리의 주 타깃은 전기차를 넘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으로 가파르게 확장 중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전력망 노후화로 미국 내 ESS 수요는 구조적 성장세에 진입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업체들은 유휴 전기차 라인을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배터리 시장 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461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1% 증가했으며, 올해 연간 출하량은 984GWh, 내년에는 1천150GWh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AIDC 투자 확대 흐름이 전체 ESS 시장 성장에 조력자가 되고 있다.


수익성 지표에서도 ESS의 비중이 뚜렷하다. iM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기준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양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적자를 기록한 반면, ESS 부문은 모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2026년 2분기 기준 전사 매출 중 ESS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 후반, 삼성SDI가 20% 초반까지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대규모 ESS 프로젝트에 힘입어 2026년 3분기 ESS 매출이 전분기 대비 약 40%, 출하량은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오는 10월 미국 내 각형 LFP 양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3분기 ESS 매출은 전분기 대비 30~40%, LFP 라인이 가동되는 4분기에는 50~6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 하이니켈 편중 탈피, '고밀도 LFP'로 승부


포항 영일만 4산단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전경. 영남일보DB

포항 영일만 4산단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전경. 영남일보DB

그간 삼원계(NCM·NCA) 하이니켈 제품에 집중해온 국내 2차전지 생태계는 LFP 라인업 추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중국산 저가 LFP와의 단순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입자 밀도를 2.50g/cc 이상으로 끌어올린 3세대 고밀도 LFP 기술을 적용해 기존 LFP의 약점인 낮은 에너지 밀도를 극복하는 전략을 취한다.


정 교수는 "중국은 상용차용 저밀도 LFP와 고급차용 삼원계로 시장을 이원화해 고밀도 LFP 개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며 "국내 LFP는 중국산 대비 중량당 출력과 충전 용량이 10~20%가량 우수해 글로벌 중급 승용차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중국 LFP 양산은 2028년 전후로 쏟아질 '사용 후 배터리' 재순환 체계 구축과도 직결된다. 전기차 1세대 모델의 폐차가 본격화되면 대량의 폐배터리가 배출될 예정이다.


정 교수는 "사용 후 배터리에서 추출한 재생 소재는 순도가 낮고 비용이 높아 고품질 삼원계 라인에 재투입하기 어렵다"며 "반면 LFP 양극재는 요구되는 원료 순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재활용 원료를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용처"라고 분석했다. 현 시점의 LFP 양산 라인 구축은 다가올 폐배터리 순환 생태계의 선행 거점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낮은 이익률은 극복해야할 과제…입지적 인프라 '관건'


LFP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구조적 제약 요인도 존재한다. LFP 소재는 제조 및 폐기 과정에서 철(Fe)과 인(P) 성분이 배출되어 삼원계보다 폐수 처리가 까다롭다. 또한 충전 속도가 느려 저속 충전 인프라 확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 특히 양극재 제조 산업의 구조적 한계 극복이 필수적이다. 양극재 1kg당 순이익은 약 1.2달러 수준으로 마진율이 낮아, 환경 처리 비용과 전력·공업용수 단가가 기업 경쟁력을 절대적으로 좌우한다. 엘앤에프가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구축 중인 LFP 생산 거점의 입지적 효율성이 부각되는 요인으로도 해석된다.


정 교수는 "LFP 양극재 공정은 막대한 전력과 물이 소비되므로 안정적인 용수 확보와 폐수 처리 역량이 기업의 영속성을 결정한다"며 "원자력 발전 기반의 전력망과 댐·보 중심의 수자원을 갖춘 대구·경북 지역이 2차전지 제조 가동에 구조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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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경제)

지역 산업 현장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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