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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대구에서는 '대구읍내장' '무태장' '백안장' 등 많은 5일장이 열렸다. 대구읍내장은 지금의 서문시장이다. 대구읍성의 서쪽 하천변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장(場)이 열리다가 점차 시장이 번창하자, 1920년경 시장 인근에 있던 천황당못을 메우고 이곳으로 옮기면서 이를 '크게 만든(大) 새로운(新) 시장'이라 하여 '큰 장'으로 불렀고 동네이름도 대신동(大新洞)이라 했다. 충청도 강경시장, 평안도 평양시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으로 명성이 높았다.
한약재 상거래를 목적으로 열린 '약령시장'은 1658년경 경상감영 서편 객사 부근(현 중부경찰서 북편일대)에서 열렸으나,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짐에 따라 1907년경 대구읍성 남문 밖(현 남성로 골목)의 객사를 헐고 옮겨 열리게 되었다. 당시에는 400여종의 약재가 거래되는 전국 최고의 약령시였으며, 지금도 이곳을 '약전골목'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유통시장의 개방과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들어서면서 서문시장을 비롯한 칠성·팔달·서남시장 등 지역의 전통시장은 고사 직전에 놓여있다. 그래서 정부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한다고 대형마트 등을 규제하고, 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건물을 현대화하고 있지만, 시장건물을 현대화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시민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좁은 시장 길과 시장에서 구입한 제품을 운반하는 방법 등의 문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골목길을 넓히고, 구입한 제품을 운반할 장비를 시장 안에 비치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무료 공영주차장의 확충과 상인들의 상냥한 미소와 친절, 청결 등은 기본이며 상인들 공동으로 시장상품을 광고하고, 카드 등 상품의 결제수단을 다양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에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문화장터를 만들어야 한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작은 연못과 광장에 공연이 열리는 문화의 옷을 전통시장에 입혀보자. 다양한 퍼포먼스가 개최되는 문화 충전지대가 되면 젊은이도 모일 것이고, 많은 시민과 관광객도 몰릴 것이다. 이렇게 전통시장이 살아야 서민경제가 살아나고 대구경제가 살아난다. 며칠 뒤면 설날이다. 이번 차례상만이라도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았으면 좋겠다.
김의식(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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