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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갤러리나 미술관에 가면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도 예술이야?'
이런 생각을 가능하게 한 것은 미국의 작곡가 존 케이지(1912~92)의 영향에서 비롯된다. 1960년대를 기준으로 로버트 라우센버그와 함께 한 존 케이지의 작품 '4분33초' 발표를 계기로, 현대 미술사에서는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과 표현의 자유를 얻게 된다.
52년 8월29일 뉴욕 메버릭 콘서트장에서 피아니스트 데이빗 투도어는 정확히 4분33초 동안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피아노 연주를 들으러 왔던 많은 관중에게 4분33초 동안의 잡음을 연주로 들려준 것이다. 연주 음악소리를 기대하고 온 관중에게 악기가 아닌 웅성거림과 소음들, 그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그 시대에서는 말도 안되는 황당한 작품이었다.
예술이 현시대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그 작품은 의미가 없다. 원시미술부터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미술들은 시대별로 그 특징이 뚜렷하다. 우리에게 알려진 유명한 작가들은 그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미술은 어떤 것일까? 최근 30여년의 현대미술사에서 더 이상의 새로운 사조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은 작가의 아이디어와 본인 내부에서 나오는 개인적인 창조성을 찾아야 하는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세대 작가면서 과거를 답습하고 있는 작품은 고루하다. 왜냐하면 오늘의 작가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 본인으로부터 나오는 순수한 결정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작가들은 하고 싶은 것,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전시장에서 보여지는 작품은 일괄적이고 상표같은 패턴으로 흐르고 있음을 확인한다. 다양한 시도보다는 한 가지만 고집한다. 내부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 보여주기에는 더 많은 방법들이 있을텐데 말이다.
자유롭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어질지 모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현대미술을 하는 작가들이 조금은 더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유명진(갤러리M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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