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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45년간 세계 시장에 자동차를 수출해 온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국적 기업이 2002년 인수한 이후 기존 브랜드의 시장 인지도를 고려하여 10년 가까이 이름을 유지하다가 내수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사명과 브랜드를 변경한 것이다.
브랜드 변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의 디자인 불만족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기존 브랜드로 가장 많이 판매된 두 가지 모델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각 모델별 구매고객의 50%, 38%가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여 엠블럼을 교체했다고 한다.
확실히 기존 브랜드는 부도 기업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고 엠블럼의 디자인 역시 새롭게 출시되는 모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정리가 덜 된 디자인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예전과 달리 디자인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동일한 모델이 다국적 브랜드 엠블럼을 달고 해외에 수출되는 것을 알고 똑같은 모양의 엠블럼을 스스로 찾아 나선 것이다.
기술과 디자인의 집약 제품인 자동차는 최근 전기자동차, 클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과 관련된 기술들이 상용화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매년 쏟아져 나오는 각양각색의 모델 중에서 디자인 품질이 우수한 제품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정도로 디자인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이미 진출한 30개의 수입차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고, 올해 새롭게 출시되는 모델만 70여 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화와 함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몇 주 전에 출시된 국내 브랜드의 경차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디자인과 기존의 경차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옵션을 장착, 1월 내수시장에서 승용차부문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경차의 디자인이 30종류가 넘고 전체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에 달하지만, 국내에는 2천만원대 가격으로 수입 판매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스마트'를 제외하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은 2개 모델에 한정된다.
조만간 시장이 확대되어 매력적인 디자인과 고연비 기술을 겸비한 다양한 경차를 고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성훈(대구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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