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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그 중에서도 건축방재를 좀더 공부했다. 방재라고 하는 것은 재해를 막는다는 의미이고, 여러 가지 재해 중에서도 화재를 막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여자가 화재연구를 한다고 신기해하면서 '불나비'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왜 하필 우아하고 고상한 건축디자인을 하지, 억세게 보이는 화재 그것도 인기도 없는 전공을 택했냐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고 지금도 듣고 있다. 그러면 나는 우스갯소리로 "내 사주팔자에 불기운이 없어서 이거하면 좋다고 하더라"로 마무리하곤 한다.
정말 인기없고 억세보이는 화재연구를 왜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사람과의 인연 때문이고, 나의 선호성향도 있었던 것 같다. 학부 3학년 디자인 수업에 힘들어하고 있을때, 어느 교수님께서 "디자인은 정답이 없지만, 화재연구는 정답이 있다"고 하셨다. 정답이 있다는 말씀에 끌렸고, 나 스스로도 디자인이 재미없는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위안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그렇게 해서 건축물이 화재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항상 정답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
화재안전 중 현재의 관심 연구분야는 '문화재 안전'이다. 문화재를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당연한 우리의 의무이지만, 그 방법론에 해당하는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동안 숭례문 방화를 비롯해 수원 서장대, 낙산사 등 크고 작은 문화재 화재가 발생했다. 문화재 안전에 관한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중요한 키워드는 '사람교육'이다. 문화재는 한번 불타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 문화재 화재안전의 정답은 불이 안나도록 하는 것이다.
재난안전교육에 KIDA 나무모델이라고 있다. K(Knowledge), I(Interest), D(Desire)라는 뿌리가 튼튼해야 A(Action)가 잘 이루어져 열매가 잘 열린다는 뜻이다. 문화재 안전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Interest), 어떻게 문화재를 보호할 것인지(Knowledge), 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지(Desire)를 교육해 문화재를 보호하는(Action) 것이 정답이다. 우리가 그 뿌리에 영양분을 듬뿍 주어야 나무가 잘 자랄 것이다.
이지희(경북대 건설토목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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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재방재 이야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103/20110309.01022075009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