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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FM ‘별이 빛나는 밤에’…“그 시절 ‘별밤’ 대단했었는데”

2011-05-20

‘젊은이들의 해방구’선풍적…91년부터 완전 로컬 프로화
유진혁 9년간 진행 ‘최장수’…장필순 등 라이브 위해 고생

69년 3월17일, 청소년을 위한 심야 MBC(서울) 교양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가 태동한다.

별밤은 MBC FM 심야방송의 대명사로 정착, ‘젊은이들의 해방구’였다. 대구는 물론 전국 MBC 계열사에선 저마다 특화된 별밤을 방송하고 있다. 기술 부족 탓에 예전에는 서울 방송을 여과없이 릴레이 방송해야만 했다. 대구의 경우 91년 10월1일 가을 프로그램 개편 때부터 1~4부를 전부 로컬 프로그램화했다.

그 전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별밤 1부(밤 10시10분~11시)는 서울, 2부(밤 11시10분~12시)에서만 계열사 별밤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현재와 같은 PCM(Pulse Code Modulation) 방식의 표준 FM이 아닌 잡음 많은 모노톤 AM 시스템에선 서울 방송도 그날 분을 제 때 받을 수 없었다. 서울 본사가 암펙스(Ampex), 3M 릴테이프에 방송 내용을 녹음해서 지방 계열사로 일일이 내려보냈다.

그 과정에 숱한 에피소드가 발생한다. 비오는 대구에서 눈오는 서울의 얘기가, 섣달 그믐밤에 크리스마스 캐럴 관련 내용을 현실감 있게 수정도 못한 채 방송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담당 직원은 매일 동구 신천동 고속버스터미널에 가서 릴테이프를 수령해 왔는데 교통사고라도 나면 비상이 걸렸다. 마산 등 근처 계열사로 부리나케 달려가서 다시 녹음해 와야만 했다.

그런 고충도 85년쯤 전국에 광케이블망이 깔리면서 완전하게 해소된다. 전국 MBC 계열사가 실시간대에 방송을 공유할 수 있는 PCM 방송 시스템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87년 12월30일부터는 기존 모노 방식의 AM을 스테레오로 들을 수 있는 표준 FM 시스템까지 개발돼 별밤도 AM 800㎑에서 FM 96.5㎒ 시대로 옮겨간다.

그동안 수많은 별밤지기 DJ들이 배출됐다. 특히 서울 별밤에서 가수 이문세가 가장 큰 인기를 얻어 교육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대구의 경우 공채 1기 DJ 한인규를 비롯해 가수 이상래, 김소영까지 십수명 이상이 거쳐갔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 머문 진행자는 유진혁이다. 91년부터 9년간 몸을 담았던 그는 현재 TBN교통방송 ‘더 라디오’ 진행자로 있다. 유씨의 별밤 닉네임은 ‘소리다소미’. 94년 당시 별밤 담당 PD 이영환에 의해 이 말이 생겨났다. 그는 DJ를 순우리말로 고쳐 부르기를 원했다.

대구대 국문과 정호완 교수를 심사위원으로 영입, 상금을 걸고 우리말 공모를 했다. 그때 1등작이 바로 소리다소미다. 다솜은 순수 우리말로 사랑, 즉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별밤은 인기가수 콘서트가 활성화되지 않은 당시 청소년들에게 라이브 공연의 진수를 맛보여주기 위해 서울에서 활동하는 가수를 많이 불러왔다. 지금은 별밤 공개방송에 가수들이 홍보를 위해 자청해 오려고 하지만, 그땐 그렇지 않았다. 인기가수들은 지방 방송국의 존재를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직접 대구로 오지 않고 서울에서 전화로만 참여하려고 했다. 유진혁은 그걸 거부했다. 반드시 대구로 와서 라이브 공연을 해달라고 했다. 그 때문에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초청가수가 장필순이다. 90년대초 경부고속도로 곳곳의 땜질 공사 때문에 서울서 대구로 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오전 10시에 출발한 장필순은 직접 차를 몰고 파김치 상태가 된 밤 10시가 넘어서야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쉴 틈도 없이 30분 라이브를 한 뒤 출연료 3만원을 받아 서울로 올라갔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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