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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3대에 걸쳐 이어지는 경대인의 자부심

2012-09-10

“할아버지·아버지·아들 딸까지 모두 동문”

[focus] 3대에 걸쳐 이어지는 경대인의 자부심
3대가 모두 경북대 동문인 박일형씨(위쪽 사진 앞줄 가운데) 가족과 양의석씨 가족이 최근 모교를 방문, 추억 어린 캠퍼스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한 집안에서 같은 직종을 2대 이상이 이어가면 ‘가업’이라는 말로 칭송받는다. 그만큼 선대가 선택한 것을 후대가 이어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모든 일이 좋은 면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면도 있기에 선뜻 자신의 일을 자녀에게 물려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학’을 선택하는 일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경북대는 유독 3대 이상의 동문 가족이 많다. 이들 가족은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또 그 아들이 아들과 딸에게 자신이 몸담았던 캠퍼스를 추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박일형씨 가족

아들·장인·여동생·매제·처남·사위

모두 경북대 동문인 특별한 가족

父子가 함께 모교 교수로 재직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박일형 교수는 아버지와 아들은 물론 장인과 2명의 여동생 및 매제들, 그리고 처남, 사위까지 모두 경북대 동문인 아주 특별한 가족이다. 아버지 박봉두씨는 국립대구사범대 출신이며, 박 교수와 큰 여동생, 두 매제와 처남, 사위는 의과대학, 작은 여동생은 인문대학을 졸업했다.

박 교수는 3대에 걸친 경북대 동문가족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남다르다. “옛날 집에서 아버지가 연구하시고, 제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해 주시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꼭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될거야’라고 마음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경북대 동문이 되고 부자가 교수로 재직하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하지만 정말 기쁜 일은 뒤에 일어났지요. 아들이 바로 경북대에 진학한 것입니다. 과거 제 삶의 중요한 시간이며 공간이었던 모교에 제 아들이 입학하게 되었을 때,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뭉클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박 교수의 아들 보원씨는 경북대 수의예과를 선택했다. 다른 대학에 가고픈 마음이 생길 법도 했지만 결론은 경북대였다. “현실적인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요즘 사회 분위기가 소위 ‘인(in)서울’을 선호하고 있고, 졸업 후 진로도 고려해야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고민이 길지는 않았습니다. 누구보다도 경북대와 저를 속속들이 잘 알고 계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교를 추천해 주셨으니까요. ‘지방에 위치한 대학이라 좋지 않다’ ‘대학 서열에서 밀린다’ ‘한강 이남 최고 대학은 옛날이야기다’라는 막연한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교육과정 자체와 졸업 후 전망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할아버지와 아버지 덕분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경북대에서 생활한 60년 넘는 세월의 의미를 그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는 보원씨는 두 분이 보여준 모교에 대한 자긍심이 지금의 경북대를 이끌어 가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양의석씨 가족

법학과 졸업한 할아버지

의과대학 출신 아버지 이어

네 자매도 모두 같은 학교


또 다른 경북대 동문 3대 가족의 장녀인 양혜원씨는 양 볼의 보조개가 똑같은 네 자매가 비슷한 시기에 경북대를 다니면서 즐거운 추억이 많았다고 한다. 점심시간에 만나 함께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간 사람이 자매들의 책까지 대출해 주기도 하는 등 소소한 재미를 만끽했다. 생물학과를 다녔던 혜원씨 밑으로 둘째 동생은 원예학과, 셋째는 전자공학과, 막내는 경제통상학부를 각각 졸업했다. 이들 자매는 아버지로부터 경북대가 좋은 학교라는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어서 ‘세뇌(?)’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혜원씨의 아버지는 의과대학, 할아버지는 법학과를 졸업했다.

혜원씨의 아버지 양의석 경찰공제회대구북부의원 원장은 자신의 뜻에 따라 경북대에 진학한 딸들을 은근히 자랑했다. “굳이 서울로 진학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좋은 대학이 있는데 멀리 보낼 이유가 없었던 거죠. 경북대가 지역 거점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면 우리 딸들처럼 우수한 인재가 많이 입학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양 원장은 최근 오랜만에 찾은 모교의 변화에 많이 놀라워했다. KNU 글로벌플라자가 경북대와 교육도시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라는 대학 관계자의 설명에 인재들이 찾아오는 좋은 학교가 되기 위해 출신 동문들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경북대에 거는 동문들의 기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지역민의 기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지역의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자랑스러운 경북대가 되어야 합니다. 내 아이들뿐만 아니라 손자, 증손자 모두 동문이 되어 함께 모교를 방문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학교가 되길 바랍니다.”

허석윤기자 hsy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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