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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자기표현 수단…정서 안정·창의력 키운다

2013-06-03

■ 영·유아기의 미술교육
알록달록 색깔놀이 호기심
손과 눈 자연스럽게 사용
시각·지각·작은 근육 발달
뇌도 자극 상상력도 향상

미술은 자기표현 수단…정서 안정·창의력 키운다
미술은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자기표현과 소근육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강민성군(6)이 숯을 곱게 갈아 손에 묻혀 그림을 거리는 숯판화를 통해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미술활동과 놀이를 동시에 즐기고 있다. 이민준군(4)도 국수가락을 소시지에 이리저리 꽂으며, 입체감을 강화시키는 미술활동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자녀의 발달 단계에 따라 언제 어떤 교육적 자극을 주어야할 지 고민하게 된다. 간혹 엉뚱한 교육을 하느라 시간과 돈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언어가 아직 미숙한 영유아들에게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미술활동이 아주 효과적이다. 미술은 아이들의 발달과 정서적인 건강, 어른이 되어서의 만족할 만한 삶의 질과 심지어는 경제적 여유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필수항목이다.

인간은 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일까. 각기 다른 욕망과 꿈을 가지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떤 사람도 똑같지 않다. 인간이 왜 이렇게 애를 쓰며 사는가에 대한 답도 사실은 거의 한가지로 집약된다. 행복하기 위함이다.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분이 좋든, 봉사와 희생을 해서 기분이 좋든, 인간은 자기만족과 자아실현을 통한 행복감이란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기분이 좋거나 행복하다는 느낌은 정서적인 건강과 관련이 있다. 인간을 위한 모든 교육 서비스도 결국은 인간을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준비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미술이 어떻게 인간을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해주는 것일까.

첫째, 미술은 자기를 표현하게 한다. 분함을 참지 못해 생기는 화병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지 않고 억누른 데서 발생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주로 언어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언어는 의식적인 과정을 통해서 사용된다.

언어만으로는 나를 완전히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이는 언어보다 훨씬 무의식적인 과정에 의해 만들어지는 미술작품을 통해 보완될 수 있다. 미술작품은 우리의 의식적인 과정과 무의식적인 과정이 끊임없이 교차하면서 만들어진다. 영유아들에게 있어서 미술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아직 언어가 잘 발달되지 않은 유아들은 자신의 내면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언어보다는 미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영유아 미술교육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며, 그 어떤 강제나 제한도 안된다.

둘째, 미술은 아이들의 시·지각과 소근육을 발달시킨다. 인간의 성장에는 단계가 있다. 옹알이를 충분히 해야 나중에 말을 빨리 하게 되고 배밀이나 기는 것을 열심히 해야 걷고 뛰는 것이 빨라지듯, 유아기에 자유그림을 열심히 그려야 소근육이 발달하고 시·지각이 발달한다. 이 근육이 발달한다는 것은 손이 야무지게 되고 눈이 예리해지면서 눈과 손을 사용해서 하는 일을 잘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눈과 손이 정교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이 눈과 손에 의해 이뤄진다. 글쓰기, 셈하기, 요리하기, 청소하기에서부터 고난도의 외과적 수술이나 전투기 조종까지 어느 것 하나 눈과 손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 미술은 아이들에게 부담이나 훈련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놀이로 다가갈 수 있으므로 그 효과가 더욱 크다.

셋째, 미술을 통해 뇌가 발달한다. TV를 볼 때와 그림을 그릴 때 뇌의 움직임이 다르다. 인간은 청각적 자극이 주어지면 대뇌 신피질이 일을 해서 그 자극에 적합한 시각적 이미지를 찾는다. 즉 어떤 친구가 어제 길을 가다가 아주 예쁜 집을 봤는데 그 집은 지붕이 빨간색이고 하얀 울타리가 있다고 하면 우리는 거의 동시에 그 집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런데 빨간 지붕이 어디 한 가지뿐일까. 수백, 수천 개의 빨간 지붕 모양에서 한 가지를 찾게 된다. 그런 과정은 찰나에 이뤄진다.

아이들이 미술을 할 때는 끊임없이 대뇌 신피질을 사용한다.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다. 특히 미술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끊임없이 문제 해결과정이 요구되고 어떤 문제에 부딪치면 다른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이 다른 대안을 풍부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창의력이고, 대안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정서적인 건강이다.

인간이 어떤 문제 상황에 부딪쳤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고 대안이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최악의 스트레스는 겪지 않는다. 더 이상 대안이 없다는 데서 오는 좌절감과 두려움과 분노가 문제다. 따라서 미술은 창의력을 길러 대안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길러주고 정서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

부모들부터 미술의 필요성과 미술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아이들의 성장에 미치는 미술의 영향은 지대하기 때문이다. 영유아에게 미술은 보약이 아니라 밥이다. 꼬박꼬박 챙겨 먹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맛있는 미술 밥상을 차려주자.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이동영 아트&하트 교육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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