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바탕으로 이어온 50년 역사
직원 모두의 이름 걸고 명예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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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연 경일건설 대표이사가 50년 역사를 함께했고 1960년대에 사용했던 콘크리트 믹서 앞에서 앞으로의 50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경일건설이 반백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창업주의 부단한 노력과 건설업에 대한 사랑과 애정, 그리고 과거와 현재 경일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과 협력업체 등 여러 관계자의 협조와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일 창업 50주년을 맞은 경일건설 이종연 대표이사 사장은 “1천400년의 역사를 지닌 일본의 사찰전문회사 곤고구미사는 ‘보이지 않는 곳을 잘 하라’는 사훈을 갖고 있다”면서 “작은 문틈이나 벽 안쪽 등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좋은 건물, 완벽한 건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일 식구들은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대표의 선친인 창업주 고(故) 이세준 회장은 일본 교토 시립제일공업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광복을 맞아 귀국, 고향에서 후학을 가르치던중 6·25전쟁이 일어나면서 미 8군 공병감실 건축 주임기사로 재직하게 됐고, 이후 전쟁복구공사를 주도적으로 맡았다. 선진 건축기법을 익힌 이 회장은 1963년 8월6일 삼성공무사를 인수, 경일건설 합자회사를 출범시켰다. 이후 82년 현재의 경일건설로 상호를 변경했다.
87년 입사해 27년째 경일건설에 몸담고 있는 이 대표는 “50년 경일의 역사는 대한민국 건설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몇가지 선친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60년대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대부분 아침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도시락도 삶은 국수를 가져오는 정도가 전부였다. 이들의 건강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오전과 오후 하루 2차례 쌀밥으로만 만든 주먹밥을 배식했다고 한다. 당시 건설업계에서는 일대 혁신으로 일컬어졌으며, 이는 지금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참’의 시초가 됐다.
경일건설의 최장기 공사로 기록되어 있는 경주 화랑교육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형 콘크리트 구조 건물이라고 한다. 목재로 지어지는 한옥과 달리 콘크리트가 사용된 것은 화재위험이 적은 등의 장점이 있었지만, 실상은 대들보로 사용할 수 있는 대형 목재가 당시 국내에는 거의 없고 수입도 어려웠던 아픔이 담겨 있다. 그러나 준공식 때 박정희 전 대통령도 참석했으며 ‘화랑의 얼’이 적힌 친필 현판을 하사하는 등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계의 선진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제 Ty-2p 타이어 포크레인과 콘크리트 펌프카의 전신이랄 수 있는 고정식 유압기와 지브 크레인을 도입했다. 우리가 굴착기의 대명사처럼 사용하고 있는 ‘포크레인’은 프랑스의 건설기계 회사 이름이다. 또 정격하중 1.2t ELP 1200 크레인을 처음 제작, 생산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86년에는 전국 건설업계 처음으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난 50년 동안 어려움도 있었다. 이 대표는 “73년 1차 오일쇼크와 76년 2차 오일쇼크 때는 기름값이 3배, 노임이 2배 이상 폭등하면서 공사비가 2배 이상 들어 78년에 중구 동인동 사옥을 매각하고 당시 창고 부지였던 지금의 동구 효목동 자리로 옮겼다”고 말했다. IMF때도 마찬가지였고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도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경영혁신을 통해 슬기롭게 넘기겠다는 각오다.
수많은 어려움을 견뎌내면서 반백년의 역사를 써 내려온 경일건설의 힘은 ‘신뢰’다. 이 대표는 “신뢰 없는 소통은 가식에 불과하다”며 “직원이나 협력업체는 물론 수주관계에서도 솔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일의 사훈인 ‘자유·명예·봉사’도 신뢰와 궤를 같이 한다. 그는 “조직원이지만 자유롭게 자기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자유고, 자기이름을 걸고 모든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명예이며, 작은 일이지만 지역과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봉사”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09년부터는 대한건설협회 경북도회장을 맡아 각종 건설관련법개정 및 SOC예산확보 등 지역건설업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건설인들에 대해 신뢰를 갖고, 건설인들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50년을 건설 한 길만 보고 달려온 역사를 바탕으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사회와 건설산업 발전에 조그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명품 회사를 만들겠습니다.”
글·사진=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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