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도입…50억원 달해 분석시간 100배 빨라져
국책사업 과제 수행 탄력, 지역 연구경쟁력 강화 기대
경북대가 도입한 ‘전계방사형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연구원들이 시료 분석을 하고 있다 . <경북대 제공> |
경북대학교(총장 함인석)가 최첨단 연구 분야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날개를 달았다.
첨단과학기술의 핵심적 장비로 꼽히는 ‘전계방사형 투과전자현미경(이하 투과전자현미경, FE-TEM·Field Emissio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을 도입하고, 17일 운용 개소식을 한 것. 이번 최첨단 투과전자현미경 도입으로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분야의 우수 연구 인력을 뒷받침하는 지원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지역 산업의 연구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하게 되었다는 평가다.
경북대가 도입한 투과전자현미경은 본체와 필수장비를 포함하면 50억원에 이르는 최첨단 고가장비다.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ChemiSTEM 기종으로 본체 가격만 30억여원이며, 분석 연구의 효율 극대화를 위한 필수장비인 듀얼빔 집속이온장치(DB-FIB)와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Bio-TEM)은 각각 10억원에 이른다.
나노기술은 국가 미래 성장 동력의 원천기술로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견인해 나가고 있다. 10억분의 1m 수준에 이르는 극미세 과학기술로 일상 생활에 사용되는 스마트폰, 기능성 화장품, 휴대용 가전제품에서 차세대 반도체 소자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나노 크기의 물질을 연구 개발하는 데 있어 원자 하나하나까지 볼 수 있는 투과전자현미경은 필수적이다.
지역의 일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도 투과전자현미경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에 경북대가 도입한 투과전자현미경은 기존의 것보다 성능이 한 차원 높다.
기존의 주사투과전자현미경(STEM)의 분해능은 0.16㎚(나노미터)인 데 비해 0.08㎚의 분해능으로 단일 원자를 볼 수 있다. 성분을 분석하는 검출기가 기존의 1개에서 4개로 추가 장착되어 분석시간이 기존보다 100배나 빨라졌다. 탄소, 산소, 질소와 같은 경원소의 분석 능력도 월등히 향상되었다.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뿐만 아니라 나노입자, 메탈세라믹, CNT(탄소나노튜브), 고분자, 반도체 등의 원자 단위 물질구조, 화학성분, 전자구조 및 원자의 동역학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의 추가 도입으로 살아있을 때와 동일한 상태를 유지시킨 채로 생체 시료분석이 가능해져 바이러스 관찰에서부터 뇌질환 관련 신경세포 구조 분석에 이르기까지 의학, 생명과학, 자연과학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시료를 분석할 수 있다. 초미세 시편 제작이 가능한 듀얼빔 집속이온장치의 도입으로 시편 제작에서부터 최종 분석데이터 확보에까지 완벽한 원스톱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최첨단 투과전자현미경의 도입은 대학과 지역의 연구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경북대는 지난 40여년간 IT분야의 특성화를 바탕으로 BT·NT·메카트로닉스 등 지역의 신산업 성장에 연계한 특성화 분야를 집중 육성해 왔다. 실제 이번 기기 도입으로 의학, 생명과학, 농학, 공학 및 나노 분야의 연구에 있어 다양한 최신 나노 분석 기술 제공이 가능해져 첨단과학 원천 기술 확보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 도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연구과제 수행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강인규 경북대 공동실험실습관장은 “최첨단 투과전자현미경의 도입은 한 대학의 연구 기기를 구비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정밀 소재 연구가 필수적인 지역의 첨단의료복합단지와 R&D 특구, 지역 대학과 기업 등에서 필요한 고차원적인 물질 구조 분석에 크게 기여해 지역 산업 발전을 견인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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