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에서 개최되는 2014 동계올림픽이 지난 8일 개막한 후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선전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으로 그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각 나라의 특징을 담은 선수들의 유니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림픽 선수단의 단복과 유니폼은 자국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상징성을 담고 있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최고의 경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능성과 디자인이 겸비돼야 하기에 패션과 스포츠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4년간의 기다림을 끈기와 노력으로 채운 선수들의 열정을 함께한 패션 브랜드가 있다.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매력적인 이슈를 낳고 있는 스웨덴의 브랜드 ‘에이치앤엠(H&M)’이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스웨덴 국가 대표팀의 공식 유니폼을 디자인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스파(SPA)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 H&M은 1948년, 설립자 알링 페르손에 의해 헨네스(Hennes)라는 이름의 여성의류 전문 판매제조업체로 시작됐다. 헨네스는 스웨덴어로 ‘그녀의(Her)’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그 이름처럼 여성복 제조와 판매에 주력한다. 그러던 중 68년 스톡홀름의 사냥장비 매장인 ‘마우리츠(Mauritz)’를 인수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남성복 사업에 진출하게 됐고, 브랜드 명을 ‘헨네스&마우리츠(Hennes&Mauritz)’로 바꾸게 된다. 이후 종합 의류 유통 브랜드로 성장함에 따라 축약된 이름인 H&M으로 불리게 됐고, 90년대 후반부터는 의류 제조와 유통을 일원화해 빠르게 유행을 반영한 패스트 패션의 열풍을 선도하며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스파 브랜드로 큰 성공을 거둔 H&M은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가격으로 품질과 감각을 선보임으로써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적인 경영 이념으로 생각한다. H&M의 전 세계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동유럽 인도네시아 등지의 2천500여개 협력업체에서 생산되고 있다. 자체 공장을 두고 고객 수요에 맞춰 ‘반응 생산’을 하는 타 브랜드와 달리 효율적인 디자인과 기획을 통해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 고품질의 저렴한 제품을 내놓는다. 또한 H&M은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해 폭넓은 상품을 선보인다. H&M의 컬렉션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 남녀 의류는 물론 유·아동복, 이너웨어, 액세서리, 화장품, 홈 인테리어 등 폭넓은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한다.
H&M은 2014 소치올림픽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제작하게 된 기념비적인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축하하기 위해 소치올림픽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특별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기로 했다. 완벽한 레이어링을 통한 기능성 스포츠 의류와 캐주얼한 아이템으로 구성된 리미티드 컬렉션 ‘Go Gold’가 바로 그것이다. 기능성을 핵심으로 한 이번 컬렉션은 작게 접어 휴대할 수 있는 초경량 다운 재킷과 통기성이 우수한 러닝 재킷은 물론 라운드 실루엣의 여성복 리버시블 재킷, 스포티한 터치가 가미된 클래식한 디자인의 남성복 블루종, 스포티 스니커즈와 백팩, 선글라스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일부 아이템은 올림픽 대표팀이 디자인 과정에 직접 참여했고, 기능성 테스트도 거쳤다. 이로 인해 스웨덴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타일과 기능성 모두에 집중한 H&M의 유니폼에 열광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H&M은 전 세계 53개국에 3천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설립자의 아들인 스테판 페르손이 경영을 맡고 있다.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다양한 경기와 더불어 스타일리시한 H&M의 유니폼을 감상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하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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