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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의 힘으로

2014-07-09
[발언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의 힘으로
김영욱<전 코오롱 이사·전 오운문화재단 청소년수련원 부원장>

TV 리모컨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지금 시청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몇 분 정도 남아있는지 알 수가 있다. 나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볼 때면 아쉬움 때문에 언제 끝나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10분이 남았든 5분이 남았든 항상 ‘아직도 이만큼 남았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정부의 정책도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 특히 실업자를 위한 직업능력개발훈련 정책에는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50대 초반에 권고사직으로 직장을 잃고 보험회사 대리점을 운영하기도 했고, 독학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하여 부동산 사무소장도 했다. 그러나 적성과 흥미에 맞지 않아 도중에 그만두고 말았다.

그러던 중 작년 3월 아내가 ‘아파트 관리소장’ 공부를 하라기에 내 취미와도 일치하는 것 같아 망설이지 않고 주택관리사 공부를 시작했고, 역시 독학으로 합격을 했다. 이후 작년 11월 아파트 소장 사전교육에 참여를 했고, 그곳에서 동료로부터 정부에서 시행하는 취업성공패키지 교육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교육이 끝난 다음 날, 집에서 가까운 경산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를 방문했는데, 한 친절한 상담원과의 만남이 내 삶에 새로운 활력소와 의욕을 준 계기가 됐다.

그곳에서 흥미와 적성, 그리고 직업 선호도 검사를 통해 나에게 맞는 직종에 ‘직업상담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상담 계획에 따라 취업희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집단 상담 구성원 중에는 20대 초반에서 60대 중반까지의 취업희망자가 참여했고, 난 그곳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교육비와 식대는 물론 무료였고, 훈련수당도 별도로 지급되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고용노동부 지정 개발원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 획득을 위한 교육을 받았고, 열심히 공부한 덕택에 금년 5월에 최종 합격해 늦은 나이에 취업도 했다.

너무나 좋은 제도를 늦게 알게 되어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고마운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 정부의 실업자를 위한 고용촉진 정책 중 하나인 취업성공패키지(물론 건강보험료로 교육 대상자를 선정하지만) 제도를 알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아 혜택을 보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가 않다.

손자의 재롱을 보거나 공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 학교 졸업은 했으나 취업이 어렵고 눈높이가 높아 공무원시험 준비로 몇 년을 보내는 사람, 취업을 원하지만 기술도 없고 자격증도 없어 취업에 어려움이 있는 주부, 직장은 갖고 있으나 흥미와 적성의 불일치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 이런 분들이 정보 부족으로 경제 에 참가를 못하거나 기업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마찰적 실업자가 너무나 많은 것이 작금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이다.

모든 정책이 그렇지만 특히 실업자를 위한 교육 정책의 참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홍보가 중요다. 출생률은 점점 낮아지고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개인의 능력을 계발하여 자신에게 알맞은 직업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런 중요한 제도의 홍보물을 특정 장소에만 비치할 것이 아니라 아파트 게시판을 연중 활용하고 동사무소, 여성회관, 버스정류장, 지하철 등 알림판을 활용해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기업체의 협조를 얻어 구내식당 등에 게시하여 직원들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홍보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수명은 점점 늘어가고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후손들의 부담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후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근로가 가능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분이 노동에 참여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보다 나은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돈에 관계없이 일이 있어야 한다.

격월로 예전에 근무했던 직원들과의 모임이 있다. 많이 올 때는 40명 이상이 모인다.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 평균 연령이 65세나 된다. 그런데 그들 중 70% 이상이 놀고 있거나 취미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만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 그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일자리는 정부나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니어들이 직업을 가져야 한다. 갖고 있는 기술, 직업 경험과 지식들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몸담은 곳에 모두 쏟을 때 기업의 생산성은 향상되고 일자리는 더욱더 많이 만들어질 것이다.

후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여생을 더욱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 이 글을 보는 취업희망자, 특히 시니어들이 내일 아침 곱게 차려입고 가까운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를 방문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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