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조정따라 경북 2개 ↓
의석줄면 정치적 위상도 축소
대구 2석 증설로 해법 찾아야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국회는 올해 말까지 인구비례 2대 1을 넘지 않도록 선거구를 조정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62개 선거구가 조정 대상이다. 특히 인구 하한(13만8천984명)에 미달되는 선거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6개인 경북의 경우 2개 선거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 국회의원 의석 감소는 지역의 정치적 위상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인구 대비 국회의원 수가 적은 대구의 선거구 증설 및 TK(대구·경북)출신 비례대표 증가 등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경북 의석 감소에 손 놓은 지역 의원들
경북지역의 국회의원 선거구 2개가 줄어드는 상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성급한 포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재 총 27석(경북 15석, 대구 12석)인 TK의석이 25석으로 줄어드는 것은 정치적 위상의 감소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대구의 경우 선거구 증설이 가능한 데도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 지키기에만 연연해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의 ‘2014년 광역 지자체 주민등록인구 현황’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통계정보’ 등을 종합하면, 선거구당 평균인구가 20만명을 넘어서는 광역지자체는 총 7개로 대구 역시 이에 포함된다. 1948년 제헌국회 당시만 해도 국회의원 1명이 국민 10만명을 대표했다.
현재 선거구당 평균인구 수가 가장 높은 곳은 대전(25만5천여명)이며 이어 인천(24만1천여명), 경기도(23만7천여명), 서울(21만여명), 경남도(20만9천여명), 대구(20만8천여명), 제주도(20만2천여명) 순이다. 이 가운데 대전과 인천은 물론 서울과 경기도에서도 선거구 증설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실제 증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반면, 대구의 경우 선거구 증설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돼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인천의 경우 1~4개, 대전은 최소 1개의 선거구 증설이 유력하고 서울과 경기도 역시 선거구 증가가 논의되고 있다”며 “현재 흐름대로 결정된다면 선거구 변동이 없는 대구의 경우 향후 국회의원 1인당 인구 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해법은 대구 선거구 증설 및 TK 비례대표 확충
대구 선거구 증설을 위한 구체적인 안으로는 인구 상한(27만7천966명)을 넘어선 ‘대구 북을’ 선거구의 분리다. 북을 선거구의 인구 수는 30만여명으로 선거구를 2개로 나눠도 각각 인구하한선을 넘는다.
또 ‘대구 중-남’ 복합 선거구를 남구 단독 선거구로 분리하고, 중구를 서구 선거구와 합쳐 2개 선거구로 만드는 방안도 거론된다.
5월말 기준 남구의 인구는 16만2천명으로 단독 선거구가 충분히 가능하고 또 독립 기초자치단체란 점에서 명분도 있다. 여기다 중구(8만여명)와 서구(20만8천여명)를 합치면 인구 상한인 27만7천여명을 넘는다.
실제 대구 남구보다 인구가 적은 부산 기장군(14만8천여명)도 해운대구와 복합 선거구를 분리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게다가 부산의 경우 국회의원 1석당 평균인구는 대구보다 적은 19만5천여명에 불과하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지역출신 비례대표 수의 확보가 주목된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TK 몫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여야 각각 1명씩(새누리당 강은희, 새정치민주연합 홍희락)으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총 29명의 국회의원이 대구·경북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셈이다. 만약 지역구 의석 감소가 이뤄지고, 다음 총선에도 여야에서 각각 1명씩만 TK출신 비례대표를 공천할 경우 그 수는 27명으로 줄어든다.
대구·경북 인구(518만8천여명)가 대한민국 전체인구(5천141만1천여명)의 10.1%인 것을 감안할 경우 인구대비 턱없이 적은 의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선관위도 지난 2월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통해 대구·경북지역의 적정의석을 31석으로 발표한 바 있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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