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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 보는 궁합’ 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

2017-01-06

◆ 점에 대한 오해

‘띠로 보는 궁합’ 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
도움말=우호성<아이러브 사주>

▶띠로 운명을 논한다?= 띠는 하나의 부호에 지나지 않는다. 올해는 정유년이며, 닭띠 해이며, 2017년이다. ‘정유년’ ‘닭띠’ ‘2017년’은 각기 하나의 부호다. 간지로 연도를 매겨온 한국, 중국, 일본인 등 동양 사람들은 띠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숫자로 연도를 표시해온 서양 사람들은 숫자에 의미를 부여한다. 간지(干支)란 간과 지이며 간은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등 10간으로 구성돼 있고, 지는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등 12지로 구성돼 있다. 이 10간과 12지를 배합하면 갑자, 을축, 병인 등 60갑자가 된다. 동양에서는 이 60갑자로 연, 월, 일, 시를 표시했다. 간은 줄기이며 지는 가지라고도 하고, 줄기와 가지는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와 같다고 해서 10간12지를 10모12자라고도 하며, 간은 하늘이며 양이고 지는 땅이며 음이라고도 한다. 10간과 12지는 무슨 의미를 갖고 있을까? 여러 설이 있지만 천체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현상을 의미한다. 곧 만물이 계절에 따라서 봄에서 겨울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12자는 자연현상의 흐름으로 보아야 할 뿐, 12지에 동물을 갖다 붙여 이렇다 저렇다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띠궁합은 맞나?= 좋은 띠의 궁합이란 띠끼리 삼합(三合) 혹은 육합(六合)이 되므로 좋고, 나쁜 띠의 궁합이란 띠끼리 파(破) 혹은 형(刑)이 되므로 나쁘다는 논리다. 이것이 띠로 보는 궁합법인데, 맞지 않다. 왜? 띠궁합법은 띠 곧 태어난 해(연주·年柱)를 중심으로 사주를 보던 옛날 간명법에 바탕한 논리이기 때문이다. 명나라 이후 지금은 태어난 날(일주·日柱)을 중심으로 사주를 보고 있는데, 연주 중심의 간명법으로 보는 궁합이 맞을 리 있는가. 띠로 보는 궁합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식이요, MRI로 질병을 찾아내는 첨단의료 시대에 육안으로 인체를 훑어보고는 무슨 병에 걸렸느니 걸리지 않았느니 하고 호언장담하는 격이다.

▶손 없는 날을 믿지 마라= ‘손 없는 날’의 손이란 손님의 줄임말이다. 궁핍한 시절에는 손님이 반갑다기보다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융숭히 대접을 해야 하건만 음식이 변변찮으니 얼마나 고민이 컸을까. 그래서 손은 ‘두렵다’ ‘멀리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지녔다. 옛날 난치병인 천연두를 손님이라고 부른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이 손은 중국의 술서에 나오는 태백살과 같으며, 또한 태백살은 인도 불교의 한 파인 밀교의 천문해석법에도 나오는데,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불교가 들어온 삼국시대 초기라고 한다. 이것이 민간에 널리 퍼지면서 손은 사람들이 가는 쪽을 따라다니며 심술을 부리는 귀신, 해코지하는 귀신, 훼방 놓는 귀신으로 여기게 되었다. 손은 날짜에 따라 열흘 단위로 옮겨다니면서 머무는 방위가 있다. 곧 음력으로 1·2일에는 동쪽, 3·4일에는 남쪽, 5·6일에는 서쪽, 7·8일에는 북쪽에 있고, 그리고 9·10·19·20·29·30일에는 하늘로 올라간다. 손이 인간 세상에 없는 이 9·10일이 바로 손이 없는 날이다. 무슨 일을 해도 탈이 없다는 날이다. 그래서 이사·결혼 날을 잡거나 집을 고치거나 먼 길을 떠날 때는 그 방위에 손이 없는 날이거나, 사방에 손이 없는 9·10을 가려서 하였다. 살펴보았듯 ‘손 없는 날’은 우리의 오랜 민간 신앙이요 민간 풍습일 뿐이다. 사람마다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이 있는 법이다.

▶아홉수를 조심하라?= 예로부터 어른들은 ‘아홉수를 조심하라’면서 이 수가 드는 해에 결혼이나 이사를 기피하였다. 행여 건강, 재물, 가정, 직장, 자녀와 관련하여 흉해가 생기면 아홉수가 들어서 그렇다고 여겼다. 요즘엔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도 아홉수 징크스가 자주 회자된다. 가령 9승, 19승, 29승을 거둔 야구투수가 10승, 20승, 30승을 앞두고 번번이 실패하면 아홉수에 걸렸다고 한다. 왜 아홉수인가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 역학(易學)에서 숫자 9는 양수(陽數)의 끝수로서 마지막 변화 단계를 뜻한다. 그래서 특히 양(陽)인 남자가 아홉수의 나이에 들면 결혼이나 이사하는 일을 기피하였다. 아홉은 열에 이르기 전의 단계이다. 곧 충만, 절정, 최고, 최상에 도달하기 전의 단계이다. 자칫하다간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때문에, 마지막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홉수를 조심하라고 했을 것이다. 실제로 아홉수는 인생 전환기에 해당하는 수이다. 19, 29, 39, 49세 등 끝자리가 아홉수인 나이는 모두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이다. 이 고비를 잘 넘겨야 성숙해지므로 아홉수를 조심하라고 했다고도 본다. 이러한 음력 나이로 보는 아홉수는 민속신앙, 미신, 터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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